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4일 비대위 출범 일성으로 “민주당의 교만함이 패배를 불렀다. 뼈와 살을 가르는 마음으로 반성하고 분골쇄신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윤호중 비대위’ 첫 회의에서는 ‘반성문’이 쏟아졌다. 윤 위원장은 “기어서라도 국민께 다가서겠다”며 “고치고 바꾸고 비판받을 만한 모든 화살을 쏘아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은 “권력형 성범죄와 성 비위에도 피해자에 대한 배려 없이 자신의 위치와 권력을 남용했고, 2차 가해도 사과하지 않고 모르쇠를 해왔다”고 비판했다. 그는 “성폭력, 성 비위, 권력형 성범죄에 무관용 원칙을 도입하겠다”며 “지방선거 공천 기준에도 엄격하게 적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대위원들은 저마다 쇄신 방안을 제시했다. 조응천 비대위원은 당이 대선 공약으로 제시했던 정치개혁안의 통과를 약속했다. 권지웅 비대위원은 차별금지법 제정을, 김태진 비대위원은 지방균형발전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쇄신과 변화에 걸맞게 여성과 청년에게 공천을 확대하겠다”며 “젊은 정치인들이 활약할 수 있도록 공천 시스템도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출범했지만, 당내에선 윤 위원장에 대해 반발하는 목소리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노웅래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윤호중 비대위는) 우리 당이 가진 진영 정치, 패권 정치의 합작물”이라고 비난했다. 김두관 의원도 YTN 라디오에서 “사퇴로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비대위원장을 맡는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윤 위원장은 이날 4선 이상 중진 의원들을 비공개로 만나 의견을 수렴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중진의원은 “현 비대위 구성은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데 의견일치를 봤다”고 전했다. 정치 경험이 풍부한 비대위원 추가 선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한다.
당 사무총장은 김영진 의원이 계속 맡기로 했다. 비대위는 원내대표 선거 선거관리위원장에 4선의 김영주 의원을 선임했고, 조오섭·신현영 의원과 홍서윤 전 선대위 청년대변인을 대변인으로 임명했다.
정현수 안규영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