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라는 한 배를 탔다.
인수위가 실수를 연발하거나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경우 두 사람 모두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윤 당선인의 경우 새 정부 국정 운영 동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질 수 있다. 행정 경험이 없는 안 위원장도 향후 정치적 행보에 있어 발목이 잡힐 가능성이 크다. 인수위 결과에 대한 국민적 평가가 6월 1일 지방선거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인수위가 성공적인 평가를 거둘 경우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은 당분간 탄탄대로를 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14일 “윤 당선인이 인수위원장으로 ‘안철수 카드’를 국민에게 제시한 것 자체는 높이 평가할 수 있다”며 “국민통합 차원에서 인수위원장에 이보다 더 좋은 그림을 찾기는 어렵다”고 호평했다.
하지만 박 교수는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이 제시한 국민통합과 과학기술 중심국가는 좋은 방향이지만 인수위가 내놓는 그 구체적인 실행 로드맵을 국민이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인수위’가 제시할 시대적 과제에 대한 처방들에 따라 국민의 평가가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외과 교수는 “윤 당선인은 안 위원장에게 기회를 줬고 안 위원장은 자신의 능력을 이제 보여줘야 한다”며 “안 위원장은 행정 경험이 없으며, 국회의원을 했지만 의정활동을 할 때 눈에 띄었던 건 아니라는 평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 위원장이 본인의 정치 역량을 보여주는 시험대에 오른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인수위’의 성패는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의 정치적 운명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박 교수는 “안 위원장 입장에서는 인수위가 행정 경험과 국정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큰 정치인이 될 기회라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반대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윤석열 인수위가 내놓은 정책은 경험 없는 탁상공론에 불과했고 준비되지 않은 정부의 예견된 참사였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그러면서 “그 모든 책임은 윤 당선인이 지게 된다”며 “대통령으로서 첫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인수위를 운영하는 짧은 기간에 정책이 빨리 조율되고, 세팅돼야 국정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며 “갈팡질팡하고 시간을 끌게 되면 정책적 저항에 직면하게 되고 지방선거 때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향후 전망은 엇갈린다. 엄기홍 경북대 정외과 교수는 “인수위원장은 보통 캠프에서 오는데 안 위원장은 오히려 단일화 합의 전까지는 윤 당선인과 갈등 관계에 있던 인물”이라며 “인수위 운영이 상당히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합정부 기치를 건 인수위가 살얼음판을 걸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최 원장은 “안 위원장이 거의 ‘혈혈단신’으로 있고, 권영세 부위원장과 원희룡 기획위원장 등 나머지 인수위 지도부는 국민의힘 멤버”라며 “세력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복잡한 파워게임이나 갈등이 일어날 소지는 적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선 때도 서로 정책적인 면에서는 정면충돌하지 않았다”며 “다만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 사이의 협의가 얼마나 원활하게 이뤄질지 여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문동성 박재현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