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안철수 동시 ‘시험대’… 인수위 삐걱대면 둘다 ‘휘청’

입력 2022-03-15 00:02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14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당선인 집무실에서 차담회를 갖고 있다. 차담회에는 권영세 부위원장과 원희룡 기획위원장도 참석했다. 최종학 선임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라는 한 배를 탔다.

인수위가 실수를 연발하거나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경우 두 사람 모두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윤 당선인의 경우 새 정부 국정 운영 동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질 수 있다. 행정 경험이 없는 안 위원장도 향후 정치적 행보에 있어 발목이 잡힐 가능성이 크다. 인수위 결과에 대한 국민적 평가가 6월 1일 지방선거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인수위가 성공적인 평가를 거둘 경우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은 당분간 탄탄대로를 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14일 “윤 당선인이 인수위원장으로 ‘안철수 카드’를 국민에게 제시한 것 자체는 높이 평가할 수 있다”며 “국민통합 차원에서 인수위원장에 이보다 더 좋은 그림을 찾기는 어렵다”고 호평했다.

하지만 박 교수는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이 제시한 국민통합과 과학기술 중심국가는 좋은 방향이지만 인수위가 내놓는 그 구체적인 실행 로드맵을 국민이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인수위’가 제시할 시대적 과제에 대한 처방들에 따라 국민의 평가가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외과 교수는 “윤 당선인은 안 위원장에게 기회를 줬고 안 위원장은 자신의 능력을 이제 보여줘야 한다”며 “안 위원장은 행정 경험이 없으며, 국회의원을 했지만 의정활동을 할 때 눈에 띄었던 건 아니라는 평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 위원장이 본인의 정치 역량을 보여주는 시험대에 오른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인수위’의 성패는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의 정치적 운명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박 교수는 “안 위원장 입장에서는 인수위가 행정 경험과 국정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큰 정치인이 될 기회라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반대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윤석열 인수위가 내놓은 정책은 경험 없는 탁상공론에 불과했고 준비되지 않은 정부의 예견된 참사였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그러면서 “그 모든 책임은 윤 당선인이 지게 된다”며 “대통령으로서 첫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인수위를 운영하는 짧은 기간에 정책이 빨리 조율되고, 세팅돼야 국정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며 “갈팡질팡하고 시간을 끌게 되면 정책적 저항에 직면하게 되고 지방선거 때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향후 전망은 엇갈린다. 엄기홍 경북대 정외과 교수는 “인수위원장은 보통 캠프에서 오는데 안 위원장은 오히려 단일화 합의 전까지는 윤 당선인과 갈등 관계에 있던 인물”이라며 “인수위 운영이 상당히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합정부 기치를 건 인수위가 살얼음판을 걸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최 원장은 “안 위원장이 거의 ‘혈혈단신’으로 있고, 권영세 부위원장과 원희룡 기획위원장 등 나머지 인수위 지도부는 국민의힘 멤버”라며 “세력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복잡한 파워게임이나 갈등이 일어날 소지는 적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선 때도 서로 정책적인 면에서는 정면충돌하지 않았다”며 “다만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 사이의 협의가 얼마나 원활하게 이뤄질지 여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문동성 박재현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