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새 사령탑으로 ‘MZ세대 최고경영자(CEO)’를 맞이했다. 젊은 리더십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강화하고,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불거졌던 기업문화의 개선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14일 경기도 성남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1981년생 최수연(사진) 대표이사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주총에서 “대표로 선임된 건 네이버의 사업과 구성원들에 대한 주주들의 엄청난 신뢰이자 훨씬 큰 도전을 해달라는 주문으로 이해하고 있다. 무엇보다 신뢰와 자율성에 기반한 네이버의 기업문화를 회복하는 걸 당면과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경영의 초점을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기업으로 도약’에 맞췄다. 기업 인수·합병(M&A), 자본시장, 기업 지배구조 등의 분야에서 변호사로 근무한 경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이끌 예정이다. 함께 임기를 시작한 김남선(44) 최고재무책임자(CFO)도 네이버 왓패드 인수, 이마트·신세계와의 지분 교환 등을 주도한 경험을 밑거름으로 글로벌 확장에 힘을 보탠다. 최 대표는 “지난 20년간 주주들의 아낌없는 지지로 네이버는 검색, 커머스, 콘텐츠, 핀테크,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로봇 등의 첨단기술 리더십과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인터넷 역사에서도 드문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라인, 웹툰, 제페토를 능가하는 글로벌 브랜드가 끊임없이 나오는 새로운 사업의 인큐베이터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감각과 전문성을 갖춘 리더십을 구축하고 기술 혁신을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5월 직원 사망사건으로 노출된 수직적 조직문화를 쇄신하는 건 숙제다. 최 대표와 김 CFO는 취임 전부터 내부 직원들과 적극적으로 대화자리를 마련하는 등 소통에 힘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대표는 한성숙 전 대표에 이은 두 번째 여성 CEO이자, MZ세대라는 강점을 앞세워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계획이다. 최 대표와 김 CFO가 네이버에 합류한 시간이 길지 않아 창업 멤버이면서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 채선주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 역할이 중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