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극복 경제 성장한 한국, 우크라 전후 재건 도와달라”

입력 2022-03-15 04:05

게나다 치지코프(58·사진) 우크라이나 상공회의소 회장은 13일(현지시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6·25전쟁 피해를 극복하고 경제 성장을 이뤄낸 나라”라며 “우크라이나가 롤 모델인 한국처럼 될 수 있게 도와달라”고 말했다. 한국 기업들의 전후 복구 참여와 한국 정부의 경제발전 계획 노하우를 전수받고 싶다는 것이다. 인터뷰는 루마니아 남동부 툴체아주에서 화상으로 진행했다.

경제학자인 치지코프 회장은 유럽의회 총회 이사회 위원, 세계 상공회의소 연합 이사회 공동 선출위원, 우크레인인베스트 감독 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그는 현재 우크라이나 수도인 키이우(키예프)를 떠나 서부지역 체르니우치에 머물고 있다. 치지코프 회장은 우크라이나 피해 상황부터 알렸다.

그는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침공 이후 완전히 손상·파괴된 건물과 시설 등의 총 추정 가치는 최대 543억 달러(약 67조1691억원)”라며 “파괴된 건물·구조물 상당수는 해체 후 다시 세워야 하는 만큼 추정 가치는 훨씬 더 높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우크라이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보고서를 기반으로 분석한 정보를 보면 11일 현재 200여개 교육기관, 30개 의료 기관과 8개 교회, 1600개 주거용 건물, 23개 공장 등이 파괴됐다. 특히 5개의 화력·수력 발전소와 2만5000㎞ 이상의 도로, 5000㎞ 길이의 철도, 14개 공항과 350개 다리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치지코프 회장은 “전쟁은 멈추지 않았지만 재건도 고민해야 할 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도 새로운 마샬 플랜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며 “이를 위해 국제 사회가 대규모 공동 패키지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치지코프 회장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재건을 위한 특별 기금을 조성 중이다. 기반 시설 복구, 경제 회복 전환, 중소기업 지원 기금을 설립했고 공공 부채 상환 기금도 만들었다. 유럽연합(EU) 국가들과 영국 미국 캐나다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준비가 됐다고 선언했다.

한국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치지코프 회장은 “우리 영토를 보전하고 회복하는 게 가장 시급한 문제”라며 “기술 선진국인 한국은 전쟁 중에도, 회복기에도 우리에게 기술적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평화를 찾은 뒤엔 한국을 롤 모델로 경제 회복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도 전했다. 그는 “한국은 6·25전쟁 후 문제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효율적인 경제 성장을 이룬 롤 모델”이라며 “산업 잠재력이 높고 교육 수준이 높은 우크라이나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툴체아(루마니아)=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