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중(22)이 핵심 선수로 뛰는 데이비슨대학이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남자농구 ‘3월의 광란’(March Madness) 진출을 확정했다. 이현중은 1984년 LA 올림픽 농구 은메달리스트 성정아씨와 삼일상고 농구부 이윤환 감독의 아들로 키 2m1㎝의 장신이다.
데이비슨은 14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2021-2022 NCAA 디비전Ⅰ 애틀랜틱10(A10) 컨퍼런스 토너먼트 결승에서 복병 리치몬드대학에 62대 64로 역전패했다.
이현중은 상대 집중 수비에 고전하며 올 시즌 가장 저조한 플레이를 보였다. 34분 출전에 5득점 4리바운드를 기록했고 야투 9개 시도 중 1개(3점슛) 성공에 그치며 슛 난조에 시달렸다. 특히 62-60으로 박빙 우위를 점하던 경기 막판 45초를 남기고 던진 3점슛이 림을 돌아 나오면서 리치몬드의 역전으로 이어졌다. 절체절명의 순간, 팀 동료들이 가장 신뢰하는 슈터 이현중에게 만들어준 오픈 찬스를 쐐기포로 매듭짓지 못해 아쉬운 장면이었다.
이변의 희생양이 돼 직행 티켓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NCAA 위원회는 데이비슨을 외면하지 않았다. 27승 6패로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점 등을 평가해 4개 구역(동·서·남·중서부) 중 서부 10번 시드에 데이비슨의 이름을 올렸다. 데이비슨으로선 3학년 이현중이 입학하기 전인 2018년 이후 4년 만의 NCAA 토너먼트 진출이다.
첫 경기부터 이슈 만발이다. 19일 펼쳐질 64강 상대는 7번 시드 미시간주립대학으로 드레이먼드 그린의 모교다. 그린은 데이비슨 출신인 스테픈 커리, 이현중의 롤모델 클레이 탐슨과 함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왕조 빅3로 활약했다. 현지에선 ‘커리 대 그린’ 모교 대결로 주목받는다.
데이비슨이 1라운드를 통과할 경우 2라운드(32강)에선 듀크대학 대 CSU풀러턴의 승자와 맞붙는다. 듀크는 42년간 팀을 이끈 마이크 슈셉스키(75) 감독의 지도 아래 NCAA 토너먼트 우승만 5차례를 차지한 명문 강호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