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12일 개막했다. 각 팀이 스프링캠프 성과를 바탕으로 옥석 가리기에 들어간 가운데 올해 신인선수들이 시작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개막 엔트리 진입을 정조준하고 있다.
첫날 깜짝 스타로 떠오른 루키는 단연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박찬혁이다.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두산 베어스의 개막전에서 최대 관전포인트는 류현진 동료로 유명한 ‘야생마’ 야시엘 푸이그였다. 아직 KBO리그 무대가 낯선 듯 두 차례 삼진으로 물러난 5회말 푸이그 타석에 낯선 신인선수가 대타로 들어섰다.
박찬혁은 첫 타석에서 노볼 투스트라이크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지만 상대 투수 김명신의 3구째를 받아쳐 벼락같은 좌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키움 입단 후 실전에서 쳐낸 첫 홈런이었다. 7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도 워닝 트랙까지 날아가는 큼직한 좌익수 플라이로 재차 무력시위를 이어갔다.
올해 2차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지명된 박찬혁은 천안북일고 출신 거포 유망주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13일 경기에 앞서 박찬혁에 대해 “타자 중에서 눈에 띄는 건 사실”이라며 “신인으로 타석에서 과감성을 굉장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잠수함 루키 노운현도 키움 코칭스태프를 흐뭇하게 했다. 9일 자체 청백전에서 선발 등판해 공 9개 만에 1이닝 퍼펙트를 기록한 노운현은 이날도 선발 타일러 애플러에 이어 3회 마운드를 이어받아 안정적 피칭을 선보였다. 홍 감독은 “아직 판단하긴 이르다”면서도 무브먼트나 제구, 경기운영 능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가 맞붙은 창원에선 ‘제2의 이종범’으로 기대를 모으는 특급 신인 김도영이 존재감을 과시했다. 광주 동성고 출신 김도영은 6회 무사 1루 상황에서 대주자로 출전해 ‘빠른 발’부터 쇼케이스를 펼쳤다. 1사 후 과감한 도루를 성공시키더니 곧바로 3루까지 훔치며 상대 배터리를 흔들었다. 3루 송구가 뒤로 빠지자 홈까지 빠르게 내달리며 온전히 발로만 한 점을 만들어냈다.
7회 공격에선 상대 베테랑 원종현의 145㎞ 포심을 받아쳐 공식전 첫 안타까지 신고했다. ‘컨택과 빠른 발, 안정적 수비를 갖춘 완성형 내야수’라는 평가에 걸맞은 활약이었다. 김종국 KIA 감독은 “자질이 좋고 장점이 무궁무진한 선수”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투수쪽에선 신예 최지민이 김 감독으로부터 “우리 팀 비밀병기”라는 칭찬을 받았다. 좌완 최지민은 최고 144㎞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곁들여 2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양현종의 가세로 탄탄해진 KIA 선발진의 뒤를 받칠 좌완 불펜으로 활약이 기대된다.
연습경기부터 무실점 행진으로 구단 안팎에서 칭찬이 자자했던 SSG 랜더스 우완 사이드암 윤태현도 기대주다. 1차 지명 선수답게 즉시전력 감으로 주목받았고 이날 롯데 자이언츠와 시범경기에서도 1과 3분의2 이닝 동안 무실점 호투로 눈도장을 찍었다.
지난해 챔피언 KT위즈 역시 유신고 출신 1차 지명 투수 박영현을 주목하고 있다. 스프링캠프 MVP 중 한 명으로 선정된 박영현은 LG트윈스와 시범경기에서 1이닝 무실점으로 깔끔한 피칭을 펼친 뒤 “주자를 내보내지 않은 것에 만족한다”며 “앞으로 등판할 경기가 많기 때문에 잘 준비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