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리더 대담] “갈등 부추기는 극단적 메시지 삼가고 소통 힘쓰자”

입력 2022-03-15 18:24
한국교회는 3년째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펜데믹 상황을 겪으면서 많은 혼란과 변화를 겪고 있다.

사상 유례없는 비대면 예배와 소모임 중단 및 각종 대면행사 중단이라는 상황과 함께 제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이하여,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기도가 필요한 시기이다. 또한 국민 여론이 극단적으로 양분된 모습을 보이면서 제20대 대통령이 새롭게 선출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일보 목회자포럼은 한국교회 지도자들을 만나 교회의 나아갈 방향과 방법들에 대해 듣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금번에는 목회자포럼 사무총장 김명기 목사가 목회자포럼 수석부회장 장봉생 목사(서대문교회)와 윤창용 목사(한우리교회)를 국민일보에서 만나 변화하는 시대 한국교회의 역할에 관한 대담을 가졌다.

장봉생 목사= 서울 종로구 서대문교회 담임목사이며,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총회 '은혜로운동행 기도운동본부' 본부장과 국민일보 목회자포럼 수석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윤창용 목사= 서울 강남구 한우리교회 담임목사이며, 기독교대한성결교회 해외선교위원장, 호산나복지재단 이사장, 국민일보 목회자포럼 수석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사회 김명기 목사=변화하는 시대에 한국교회의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특별히 코로나를 비롯하여 정치적인 상황 등으로 분열과 갈등이 나타나고 있다. 먼저 코로나 이후 한국교회의 나아갈 방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윤창용 목사=코로나19 펜데믹 상황을 겪으면서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우리교회가 무엇을 해야할까 고민했다. 교회에서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도와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사람들이 교회를 의지하고 교회와 함께해야겠다는 마음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유치원, 기독교학교, 결혼상담소, 공유오피스, 요양시설, 납골당 등을 준비하여 요람에서 무덤까지 교회가 마련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코로나 이후 교회가 성도들의 생활 속으로 파고 들어가는 모습이어야 한다.

장봉생 목사=내가 가르쳤던 학생이 세월이 흘러 우리교회 안수집사가 되었는데 최근 교회를 거의 안 나온다. 왜 출석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복음과 교회생활에 대해 자유함을 확인하고 있다”고 하면서 “코로나가 끝나면 나오겠다”고 했다. 지금 코로나를 겪으면서 교인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가 스스로 질문하면서 세 부류로 나눠보았다. 첫째는 지금 상황을 안타까워하는 교인들이 있고, 둘째는 편안해하고 자유해하는 교인들, 셋째는 점점 피폐해져 가는 교인들로 구분할 수 있다. 문제는 성경묵상과 감사일기, 공예배 등으로 꾸준히 경건생활을 잘 해온 교인들은 오히려 더 단단해지고 깊은 은혜를 경험하고 있다. 그러나 늘 모임과 관계에 의존했던 사람들은 힘들어하고 있다. 지금은 홀로서기가 필요한 시대이다. 교회는 성도들이 영적으로 홀로설 수 있도록 다양한 IT기술을 접목한 교재와 매뉴얼을 제공해 줄 필요가 있다.

사회=하나님은 코로나를 통해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 것이다. 무엇보다도 지금 한국교회가 코로나에 대한 분명한 성경적인 규정작업이 필요하다. 코로나에 대한 개념을 성경적으로 정리하면서 본질회복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장 목사=지금 아쉬웠던 것은 정부가 방역지침을 내놓았을 때 한국교회가 하나 되어 코로나에 대한 성경적 개념과 비대면 예배에 대한 개념이 명확히 일치를 이루지 못했다. 한국교회가 코로나를 어떻게 볼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구체적으로 회개할 것인가?에 대한 방향제시가 없었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대면예배와 비대면 예배는 무엇인가? 어떻게 예배할 것인가? 예배를 회복한다면 어떤 예배를 회복할 것인가? 등에 대한 성경신학적 정리가 필요하다. 목회자포럼이 이런 부분에 있어서 세미나나 심포지엄을 했으면 한다.

윤 목사=앞으로 코로나가 끝나고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안될 것이다. “그래도 코로나 때가 좋았네”라는 상황이 벌어지면 그야말로 문제가 심각해진다. 이것은 코로나 때에는 핑계거리가 있었는데 코로나 끝나고도 구체적인 각론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침체되면 이 말이 맞는 꼴이 될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개념이나 가치관을 뛰어 넘어 성도들이 구체적으로 적용하고 실천할 각론들이 구체적으로 나와야 할 때이다. 이런 차원에서 각 교단들이 힘을 합쳐 코로나 이후 한국교회 미래를 위해 연합하여 교회와 교인들이 구체적으로 실천할 신앙 매뉴얼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사회=온라인 예배냐 오프라인 예배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예배냐가 더 중요한 것 같다. 예배는 하나님을 만나는 시간이므로 어떻게 예배하느냐가 중요하다. 예배도 문제이지만, 코로나 이후 다음세대 문제 역시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교회의 미래를 위해서는 다음세대들이 계속 배출되어야 한다. 코로나 이후 한국교회 미래를 어떻게 펼쳐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장 목사=한국교회 미래를 위해서 다음세대를 논하기 전에 먼저 기성세대들이 중요하다. 다음세대는 기성세대들을 보고 배우기 때문이다. 지금 기성세대들의 예배와 기도가 깊이 있고 성령의 은혜에 빠져드는 모습이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부분이 있다. 먼저 어른들의 신앙생활의 성찰과 반성과 고민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 다음 다음세대를 위한 볼거리, 들을 거리, 행 할 거리들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나아가 학습 환경과 교재 그리고 유능한 교사들을 준비해야 한다.

윤 목사=지금은 세상이 워낙 발달했다. 옛날에는 교회에서 가을되면 중고등부, 청년부 문학의 밤이 동네에서 제일 인기가 좋았다. 지금은 세상의 문화를 교회가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발달했다. 교회에서 3인3색 부흥회를 했는데 초청된 강사 세분이서 공통적으로 하신 말씀이 “학생 때에 방황하고 어려웠을 때에 어디서도 받아주지 않았는데 교회는 따뜻하게 받아주었다”고 했다. 앞으로 코로나 이후에 다음세대를 향해서 세상 어디에도 쉽게 받아주는 곳이 없어도 교회는 약하고 부족하고 아픔과 상처 그리고 고통이 있어도 받아준다고 설득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다음세대를 위한 기도를 빼놓지 말고 모든 기도시간에 기도해야 한다. 교회는 항상 받아주고 지켜주는 곳이어야 한다.

사회=목회자 리더십에 있어서는 어떻게 세워가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장 목사=예전에는 한국교회 리더들을 향해서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고 아쉬워했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보면 나도 그렇게 하고 있는 모습을 본다. 무엇보다도 리더들의 의식이 중요한데 리더들은 감동이 있어야 한다. 예전과 다르게 최근에는 목회자들의 사회적 영향력이 몇 명의 유투버들 보다도 못할 때가 있다. 교회 리더들에게 너무 기대하는 구조를 만들지 않았으면 한다. 지금은 목회자 스스로가 교회는 목회자 리더십에 달렸다는 의식을 내려 놓을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교회가 감동을 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감동있는 리더가 되기 위해 하나님께 엎드려 긍휼을 구하는 기도가 훨씬 더 많아야 한다.

윤 목사=리더십을 생각할 때에 성경의 족장들 가운데 이삭을 항상 생각한다. 블레셋 사람들이 시기하여 아버지 아브라함 때에 판 우물을 흙으로 메꾼다. 그때 이삭은 대항하지 않고 우물을 포기하고 떠난다. 이삭은 메꾸면 떠나기를 여러번 반복하다 급기야 다툼이 없는 르호봇을 만난다. 목회자는 하나님 나라를 추구하는 사람이기에 세상을 향해서 빼앗기지 않기 위해 대항하고 싸우기보다 샬롬(평화)이라는 원칙을 지키며 때로는 세상 것은 포기하고 떠나는 리더쉽이 필요하다.

사회=지난 3월 9일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었다. 어느 때보다도 협치와 통합이 강조되고 있다. 한국교회가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윤 목사=새로 당선된 대통령을 위해 한국교회가 기도해야 한다. 대선 이후 바르게 나라를 이끌고 갈수 있도록 기도해야 한다. 목사는 하나님의 나라를 소개해주는 자이다. 성경 말씀에 근거해서 이 땅에서 이룰 수 있는 하나님의 나라를 소개해주어야 한다. 좌파우파, 학연, 지연 등 진영논리에 빠져 대립하고 갈등하기보다 교회는 서로가 신뢰를 구축할 수 있도록 앞장서야 한다. 특히 목회자들이 앞장서서 자신의 입장을 극단적으로 몰아가면 안되고 화합과 통합을 이루도록 협력해야 한다.

장 목사=앞으로 대통령 당선자가 잘 해야 한다. 교회가 할 수 있는 것은 메시지를 통해서 갈등과 분열을 부추기지 말고 협치와 통합 그리고 소통을 말해주어야 한다. 목회자들은 극단적인 메시지를 절제하고 협력과 소통할 수 있도록 말해주고 대통령을 위해서 기도해야 한다. 특히 선거를 마치고 한쪽은 승리해서 기쁘지만, 또 한쪽은 패배의 아픔과 고통이 남아있다. 그러므로 목회자는 모두를 염두하고 신중하게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

정리=김변호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