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승리’ 막 내린 열흘간의 도전

입력 2022-03-14 04:09
13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패럴림픽 폐회식에서 마지막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이날 폐회식에서는 2026년 이탈리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대회를 개최하는 주세파 살라 밀라노 시장과 지안피에트로 게디나 코르티나담페초 시장이 천지닝 베이징 시장으로부터 대회기를 건네 받았다. 연합뉴스

2022 베이징 동계패럴림픽이 13일 폐막식을 끝으로 열흘간 축제를 마쳤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동메달 2개를 목표로 열전을 벌였지만 노메달에 그쳤다.

한국이 동계패럴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건 2014년 소치 대회 이후 8년 만이다. 직전 평창 대회에서 금메달 1개, 동메달 2개, 종합 16위로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각 종목 대표선수들의 투혼과 인간승리가 순위와 상관없이 감동을 안겼지만 얕은 선수층과 고령화 등 장애인 체육 전반에 걸쳐 저변 확대 필요성은 과제로 남게 됐다.

메달권에 가장 근접한 종목은 파라아이스하키였다. 12일 동메달 결정전에서 두 대회 연속 메달 획득을 노렸지만 ‘복병’ 중국에 0대 4로 패했다. 한민수 대표팀 감독은 “사실 우리 모두 어떻게 해야 강팀이 될 수 있는지 알지만 평창 대회 이후 많은 변화가 없었다는 게 안타깝다”고 했다. ‘빙판 위의 메시’ 정승환 역시 “스포츠는 투자”라며 “중국이 베이징 대회를 유치하면서 많은 투자를 했는데 우리나라도 세대교체와 팀 성장이 있어야 세계에서 경쟁할 수 있다”고 되짚었다.

개최국 특수를 감안해도 중국의 메달 행진은 인상적이었다. 금메달 18개 은메달 20개 동메달 23개로 종합 1위에 올랐다. 하계패럴림픽은 2020 도쿄 대회까지 5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지만 동계 대회 우승은 처음이다. 장애인 인구가 많은 데다 개최 결정 직후부터 유망주 발굴과 성장에 지원을 아끼지 않은 점이 원동력으로 꼽혔다.

러시아와 전쟁 중에 대회에 나선 우크라이나 대표팀도 선전을 펼쳤다. 우크라이나는 금메달 10개 등 총 29개 메달을 획득해 중국에 이어 종합 2위에 올랐다.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은 이날 결산 기자회견에서 “금메달은 하루아침에 나오지 않는다”며 ‘실업팀 창단’과 ‘세대교체’ 등 과제와 함께 4년 후를 기약했다. 정 회장은 “1년에 10명씩 키워낸다는 각오로 각급 공청회를 통해 효율성 있는 꿈나무 선수 발굴 해법을 찾겠다”면서 “장애인들이 스포츠를 통해 바깥세상으로 나올 수 있도록 차별 없는 시선으로 바라봐 주시면, 우리는 열심히 더 잘할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정건희 기자, 베이징패럴림픽공동취재단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