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중국동포는 시진핑 앞잡이가 아닙니다

입력 2022-03-15 17:59

한국에서 중국동포에 대한 냉대가 정도를 넘어섰다. 그러나 중국동포는 일제시대에 살 수 없어 그리고 독립운동을 위해 만주로 또는 연해주로 국경을 넘었던 선조들의 후손이지 외국인이 아니다. 중국동포를 시진핑의 앞잡이로 보는 사람이 너무 많은데 20년간 조선족 목회를 한 사람으로서 단언한다. 중국동포는 시진핑의 앞잡이가 아니다.

상위 10명 중 8명이 중국인이어서 건강보험에 무임승차하여 막대한 재정 낭비한다는 주장은 심각한 왜곡보도다.

한국거주 외국인 203만명 중 44%가 조선족과 한족(漢族)인데다 조선족은 나이가 많아 건강보험 급여지급 상위 10명 안에 중국인 비중이 높은 것은 전혀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 국내체류 외국인은 의무적으로 건강보험에 들어야 하는데 이들이 2020년에 1조 5천억원의 보험료를 냈고 치료에 9천 2백억을 써서 건보공단은 5천 7백억의 이익을 보았다. 오히려 동포들은 의료 보험비를 과도하게 내고 있다고 불평하는데도 사실 확인 없이 중국인이 의료보험에 무임승차한다고 비난한 것은 너무도 큰 잘못이다.

중국동포가 한국에서 살기 원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한국의 자유와 인권 때문이다. 동포들은 중국에 가면 통제 때문에 숨이 막힌다고 한다. 그래서 자식이 중국에서 사는 동포만 중국으로 돌아갈 뿐, 다 한국에서 살기 원한다. 다만 동포들은 보복이 두려워 시진핑 비판은 절대 못한다. 우리국민은 이들의 어려운 삶의 처지를 이해해야 한다.

이들은 해방 후 분단으로 귀국길이 막혀 고향에 돌아오지 못했다. 한국인구가 줄고 있는 지금 중국동포가 고향에 돌아와 살기 원하면 무조건 허용해야 한다. 부모는 자식들에게 고향에 돌아가 살라고 유언했고 중국에는 묘지도 만들지 않았다. 화장해서 재를 압록강, 두만강에 뿌리고 철로가에 뿌렸다. 혼백이라도 기차타고 흘러 흘러 고향에 가기 위해서다. 한중수교 후에야 한국에 왔다. 왜 고려인은 못 왔는데 조선족만 돌아왔는가? 조선족은 중국어를 잘 못해 중국에서 잘 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는 것은 한국말 뿐, 그래서 기를 쓰고 한국으로 왔다. 그러나 고려인은 우리말을 잃어버려 한국에 오지 못했다.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되기 전 수천 명의 고려인 지도자들이 총살당해 우리말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조선족은 중국정부의 희생자들임을 알아야 한다. 중국이 동포들을 살게 해 준 것은 고맙지만 반면에 중국은 철저하게 동포들을 이용해 왔다, 동포들은 6.25때 인민군 맨 앞에서 총알받이가 되어야 했다. 중국 대사관이 한국 조선족 사회를 배후조종하면 중국에 자녀가 있는 동포는 당할 수밖에 없다. 보복이 두려워 거역하지 못한다. 게다가 이들은 중국 국민으로만 교육받았다. 민족교육을 받은 적이 없어 이순신 장군도, 3.1운동도 모른다. 그러니 이들이 중국인처럼 사고하는 것은 이들 잘못이 아니다. 그래서 역사교육, 민주시민교육, 국가정체성 교육을 철저히 해서 자유 시민을 만들어 국적을 주어야 한다. 국적을 주는데 시간이 걸리더라도 결국은 이들을 껴안아야 한다.

자기 동포도 보듬어 안아주지 못하면서 세계에서 존경받는 나라가 될 수 없다. 한국은 앞으로 세계5대 경제대국이 될 것이다. 그러면 한국은 그 위상에 걸맞게 전 세계로부터 존경받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동포사랑은 필수요소다. 자기 동포도 사랑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가난한 나라 사람들을 사랑할 수 있나?

동포들도 크게 반성해야 한다. 먹고 사는 일에만 몰두하지 말고 한국 국민에게 사랑받는 동포가 되려고, 자유, 민주, 인권을 사랑하는 한국인이 되려고 노력해야 한다. 전 세계와 한국민의 80%가 시진핑 정권을 비판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조선족이 친중국인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동시에 친한국임을 감동적으로 보여 주어야 한다.

동포들이 중국대사관 앞잡이 노릇이나 하면서 국적을 달라고 하면 어찌 한국이 국적을 줄 수 있겠는가? 끝내 중국 사회주의가 좋다는 동포가 있다면 그들은 중국으로 돌아가 살기 바란다.

서경석 목사
서울조선족교회 담임 역임
현 꿈이있는 교회 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