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13~17세 소녀·18~26세 저소득층 여성도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무료

입력 2022-03-14 20:55
HPV감염 예방 주사 장면. 한국MSD 제공

앞으로 만13~17세 소녀와 만18~26세 저소득층 여성들도 자궁경부암 예방 주사에 대한 국가지원을 받는다. 2~3회 백신 접종 비용으로 최소 10만원에서 최대 50만원 가량을 아낄 수 있다. 단 현재 지원 대상인 만12세와 달리 새로 확대된 연령대의 경우 접종 전 건강상담비는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은 14일부터 인간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증 예방 백신 지원 대상을 2004년 1월1일~2008년 12월31일 출생 여성 청소년과 1995년 1월1일~2003년 12월31일생 저소득층 여성에게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만12세(2009년 1월1일~2010년 12월31일생)만 전액(건강상담비 포함) 지원 대상이었다.

질병청은 “저소득층 여성의 경우 접종 당일 보장급여 자격이 있는 대상에 한해 지원이 가능하며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자격 확인 서류를 보건소나 지정 의료기관에 제시하면 접종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HPV백신을 맞으면 자궁경부암과 구인두암(편도암), 항문·생식기암 등으로 진행 가능한 HPV 감염을 효과적으로 예방해 준다. HPV는 주로 성접촉(구강 성교 포함)에 의해 옮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06년 HPV백신 도입 10년 후 HPV감염증이 14~19세에서 86%, 20대 초반 여성에서 71% 감소했다. 국내에는 2016년부터 국가예방접종으로 도입됐다.

지원 백신은 HPV(150여종)의 70%를 차지하는 16·18형 감염을 예방하는 2가백신과 16·18·6·11형을 막아주는 4가백신이다. 2가백신은 만9~25세, 4가백신은 만9~26세 대상으로 허가나 있다. 질병청에 따르면 4가백신이 96.5%, 2가백신이 1.8%를 점유하고 있다. 2가백신은 제약사 사정으로 지난해부터 수입 중단됐으며 재고 제품이 시중에 풀려 있는 상황이다. HPV를 보다 폭넓게 예방하는 9가백신(6·11·16·18·31·33·45·52·58형)도 나와 있으나 현재 지원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다. 2가백신은 1회 접종에 5만6000원, 4가백신은 16만7000원, 9가백신은 20만4000원 정도로 비싼 편이다. HPV백신은 만9~14세는 2회, 만15~26세는 3회 맞아야 한다.

질병청은 향후 지원 대상 여성의 연령 추가 확대와 일부 국가에서 이뤄지고 있는 남성 청소년의 지원 대상 포함 여부도 적극 검토 중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HPV백신의 남성 접종의 비용 대비 효과성 연구가 진행 중이며 내년에 최종 결과가 나온다”고 말했다.

게다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9가백신의 건강보험 지원을 공약한 상황이어서 지원 확대 가능성은 매우 높다. 당선인 측은 9가백신의 접종 권고 연령인 9∼45세 여성, 9∼26세 남성에게 보험혜택을 일괄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