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망막병증은 혈당 관리가 잘 되지 않아 눈의 망막(상이 맺히는 부위) 혈관이 손상되는 병으로 시력 저하와 실명을 초래한다. 성인 실명 원인 1위로 꼽힌다. 2019년 기준 약 40만7000명이 발생했다.
시력 저하 등 증상이 느껴질땐 이미 상당히 진행돼 황반부종(시력 담당 부위가 부어올라 사물이 찌그러져 보임), 유리체 출혈(망막 혈관이 터져 눈 앞에 반점이 떠 다님), 망막 박리 등 심각한 합병증까지 발생했다고 봐야 한다.
이 때문에 당뇨병 진단을 받으면 증상이 없더라도 망막병증 확인을 위해 ‘안저 검사(안저 촬영)’를 정기적으로 받도록 권고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당뇨 망막병증의 조기 발견과 치료를 통해 심각한 시력 상실을 50~60% 줄일 수 있다. 대한당뇨병학회는 지난해 개정된 진료지침에서 1형 당뇨 환자는 진단 후 5년 이내, 2형 환자는 진단과 동시에 망막 및 주변부에 대한 안저 검사와 포괄적인 안과검진을 받도록 안내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권고에도 불구하고 당뇨 환자의 절반 이상이 실명 예방 검사를 받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1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공개한 9차 당뇨병 적정성 평가(2021년)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안저 검사 비율은 45.9%에 그쳤다. 2011년 40.1%, 2013년 41.8%, 2015년 43.0%, 2017년 44.6% 등으로 매년 조금씩 늘고는 있지만 여전히 50%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연령별(2019년 7월~2020년 6월 기준)로는 40대의 검사율이 35.8%, 30대가 35.9%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더 낮았다.
당뇨병을 앓는 기간이 길고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을수록 망막병증 위험은 높아진다. 유병 기간이 6~10년인 환자 10명 중 2명(20.9%), 15년 이상인 환자 3명 중 2명(66.7%)이 망막병증을 앓고 있다. 혈당 관리와 함께 정기적인 안저 검사의 중요성에 대해 대국민 홍보와 계도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