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절벽 상황에서도 증가하던 서울 아파트 매물이 재건축 아파트 밀집단지를 중심으로 ‘반짝 감소세’로 돌아섰다. 부동산 시장에 변수로 작용한 대통령선거가 끝났지만, 인천 집값이 하락 전환하는 등 하향 안정세는 이어지고 있다.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는 시점까지 현재와 같은 모습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대선 당일인 지난 9일 5만131건에서 사흘 만에 4만9441건으로 1.4% 감소했다. 같은 기간 경기도에서도 아파트 매물이 9만8115건에서 9만6398건으로 1.8%, 인천은 2만1365건에서 2만971건으로 1.9% 줄었다. 업계에선 매물을 내놓고 눈치 싸움에 들어갔던 집주인들이 대선 이후 매물을 거둬들인 것으로 본다.
특히 대선 결과에 따라 재건축·재개발 시장이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관련 지역의 분위기가 크게 변한 것으로 관측된다. 주요 재건축 단지가 밀집한 서울 강남 3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와 노원구 일대에서 매수 문의가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을 계기로 현재의 부동산 시장을 재평가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지만, 전체적으로 하향 안정세는 뚜렷하다. 양도소득세 및 재건축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등의 공약이 구체적으로 시행되기 전까지 시장 분위기는 크게 변하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시장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하향 안정세가 힘을 쓰고 있다. KB부동산이 발표한 주간KB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으로 인천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01%였다. 인천 아파트값 상승률이 하락하기는 2019년 8월 5일(-0.03%) 이후 약 2년8개월 만이다.
KB국민은행에서 발표한 ‘2022 KB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인천은 지난해 주택 매매가격 상승률 23.7%를 기록해 전국에서 가장 집값이 많이 오른 지역이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서 수도권 전 지역이 일제히 하락으로 돌아선 뒤에도 KB 주간통계에선 최근까지 상승 기조를 유지했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