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하나님이 일을 행하시는 방법

입력 2022-03-15 03:05

다윗이 사울의 눈을 피해 아둘람 굴에 머문 때의 일입니다. 다윗에게 이 시기는 정말 암울했을 것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는 공주의 남편으로 왕궁에 거하며 온 백성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는 이제 누가 자신을 볼까 봐 동굴에 숨어 있는 처지가 된 것입니다. 다윗은 자신의 처지를 한탄했을 것입니다. 다윗은 자신이 나라를 위해, 또 왕을 위해 공을 세울수록, 명성이 높아질수록, 도리어 더 많은 미움과 공격을 당하는 자신의 처지를 안타깝게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이러한 다윗의 상황을 당신의 거룩한 뜻을 이루시는 데 사용하셨음을 봅니다. 무엇보다 다윗이 고통당하던 이 시기를 하나님께서는 사울 시대의 ‘아웃사이더’(소외자)들을 돌보시는 기회로 사용하셨습니다.

다윗이 머물던 아둘람 굴로 사람들이 찾아왔습니다. 그들 중에는 다윗의 가족들도 있었습니다. 다윗의 가족들 외에도 많은 사람이 다윗이 그 동굴에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찾아왔습니다. 그들은 사울 시대의 “환난 겪은 모든 자와 빚진 모든 자와 마음이 원통한 자”들이었습니다. 이들은 사울 시대에 세상에서 소외된 자들이었습니다. 시대에 적응하지 못한 자들이었습니다. 사울 시대에 버려진 자들이었습니다. 그런데 다윗을 만난 후, 이들의 삶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사무엘상 23장에는 이스라엘이 타작할 시기가 되자 블레셋 사람들이 그일라라는 곳의 타작마당을 약탈한 사건이 기록돼 있습니다.(1절) 다윗은 자신이 가서 그들을 쳐서 몰아내야 할지를 하나님께 물었습니다.(2절) 그리고 응답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다윗이 그일라로 가려고 하자 그와 함께 있던 사람들의 마음에 두려움이 생겼습니다.

3절에 보면 사람들은 “보소서 우리가 유다에 있기도 두렵거든 하물며 그일라에 가서 블레셋 사람들의 군대를 치는 일이리까”라고 묻습니다. 이들의 반응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이들은 자기 몸 하나 건사하기 힘든 자들이었습니다. 이들은 숨고 도망하는데 익숙한 사람들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을 도울 여유를 가질 수 없던 사람들이었습니다.

다윗은 다시 하나님께 물었습니다. 아마 ‘이 오합지졸 같은 자들을 데리고 가서 그일라를 구한다는 것이 정말 말이 되는 일입니까’하는 질문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내가 블레셋 사람들을 네 손에 넘기리라”고 약속해 주셨습니다. 다윗은 이 약속을 붙잡고 가서 그 오합지졸 같은 자들과 함께 그일라로 갑니다. 그리고 그곳 주민들을 구해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보잘것없는 자들을 그일라의 구원자로 사용하셨습니다. 두려움에 사로잡혀 늘 도망치고 숨으려고만 하던 자들을 세상의 구원자로 다시 태어나게 하신 것입니다. 이제 이들이 이스라엘의 군대로 고통당하는 이웃들에게 자유를 주는 자들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께서는 다윗의 고난의 시간을 사울 시대의 아웃사이더들을 새롭게 하시는 기회로 만드셨습니다. 이들이 다윗 시대에는 최고의 용사들이요, 충신들이며, 유명인사들이요, 가장 ‘핫한 인싸’(화제의 인사이더, 인기있는 화제의 사람)들이 됩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일의 처음과 끝을 다 알 수 없는 자들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힘겨웠던 지난 2년의 긴 시간에 대해 우리는 도대체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났는지 정확히 대답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님이 선하신 뜻과 섭리로 우리의 삶을 인도하고 계신다는 사실만은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주께서 이 모든 고통의 시간도 당신의 때에 당신의 기뻐하시는 뜻을 이루시는 데 반드시 선하게 사용하실 것을 믿습니다.

김원광 목사(중계충성교회)

◇서울 노원구 중계동에 있는 중계충성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합신) 총회에 속해 있습니다. ‘건강한 교회’ ‘행복한 교회’ ‘이웃에게 사랑받는 교회’를 비전으로 삼고 ‘바른 신학’에 기초해 하나님을 향한 살아있는 찬양과 예배를 드리는 교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