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콘서트 이제야 완성”… 팬데믹 뛰어넘은 보랏빛 축제

입력 2022-03-11 04:02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서울’이 10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가운데 ‘춤추는 데 허락은 필요 없어’(We don‘t need permission)라는 콘서트 주제를 담은 문구가 무대에 걸려있다. 빅히트뮤직 제공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글로벌 톱 아티스트로서 저력을 쌓아 온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년 반 만에 드디어 국내 팬들과 보랏빛 축제를 열었다.

10일 오후 7시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은 보라색으로 가득했다.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서울’ 공연 첫날인 이날 1만5000여명의 팬들이 모였다. 콘서트는 12, 13일까지 3일에 걸쳐 열린다. 국내에서 펼쳐진 대면 콘서트는 지난 2019년 10월 ‘BTS 월드 투어 러브 유어셀프’ 이후 처음이다. 무대에는 대형 LED 스크린이 설치됐다. 스크린의 배경은 곡의 분위기에 맞춰 다채롭게 바뀌었다.

‘춤추는 데 허락은 필요 없어’라는 메시지의 ‘퍼미션 투 댄스’를 주제로 한 만큼 이번 공연은 BTS와 팬들의 축제였다. 보랏빛으로 머리를 물들이거나 보라색 풍선을 들고 공연장을 찾은 팬들이 눈에 띄었다. 공연장을 찾지 못한 이들은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공연을 관람했다. 오랜만에 BTS를 만나는 팬들은 ‘당연히도 우리 사이 여태 안 변했네’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준비하며 반가움을 표했다.

2020년 발매된 정규 4집 수록곡 ‘On’으로 무대를 연 BTS는 ‘작은 것들을 위한 시’ ‘다이너마이트’ ‘버터’ 등 최근 히트곡은 물론 오랜 시간 팬들에게 사랑받은 곡들도 선보였다. ‘윙스’ ‘피 땀 눈물’ ‘불타오르네’ 등 다양한 퍼포먼스로 공연에 풍성함을 더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공연장에는 함성 대신 클래퍼 소리가 울려 퍼졌다. 리더 RM은 “언제 또 이렇게 박수로만 받는 콘서트가 있겠나”라며 아쉬움을 달랬다. 때로는 미처 참지 못한 함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멤버 슈가는 “(팬들을 만나서) 설레고 벅찬 감정”이라며 “함께 즐기자”고 외쳤다. 제이홉은 “2년반 동안 팬들을 그리워하고 기다리느라 마냥 잘 지내지만은 못했다”면서 “관객 없는 온라인 콘서트도 열심히 했지만 힘들었다. 공연은 관객과 가수가 한자리에 있어야 완성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을 손꼽아 기다려온 팬들은 기쁜 마음을 표했다. 직장인 최수연(26)씨는 “코로나19에 걸려 공연에 못 오게 될까봐 지난 주말에 거의 집밖으로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휠체어를 타고 공연장을 찾은 신가람(22)씨는 “BTS는 내가 힘들 때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줬다”며 “코로나19 이후 처음 열리는 이번 공연에 꼭 오고 싶었다”고 전했다.

3년 전 프랑스에서 한국으로 온 와르다 사르하니(25)씨는 “BTS는 내가 한국에 와서 배우라는 꿈을 펼칠 수 있게 용기를 줬다”며 “그들의 노래를 들으며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고, 동경하던 한국 드라마에 단역으로 출연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의 기세가 여전히 맹렬한 만큼 공연장에는 긴장감이 있었다. 거리두기를 지켜달라는 스태프들의 당부가 이어졌다. 입장 전에는 열화상 카메라가 방문자의 체온을 확인했다. 다만 인파가 많은 탓에 비정상 온도가 포착돼도 별도의 조치를 취하기 어려웠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