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소 득표차 승리 최우선 과제는 국민통합” 한목소리

입력 2022-03-11 04:06
한 시민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걸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당선 인사 현수막을 쳐다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당면한 최우선 과제는 반으로 갈라진 민심을 하나로 통합하는 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9일 대선에서 윤 당선인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간 표차는 24만7000여표로 역대 대선 중 최소 표차다. 전문가들은 윤 당선인이 자신을 찍지 않은 ‘절반의 국민’을 포용하고,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당과 협력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10일 “최우선 과제는 통합”이라며 “이 후보를 지지한 절반의 지지자들은 얼마나 좌절하겠느냐. 윤 당선인이 화합의 메시지를 선제적으로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차기 정부가 성공하기 위한 절대적인 조건은 국민 통합”이라며 “투표를 하지 않은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윤 당선인의 당선을 국민 절반이 반대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또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당과의 협치가 필수적이라고 분석했다. 김성수 한양대 정외과 교수는 “172석을 가진 민주당의 동의 없이는 대통령 당선인이 아무리 정치 개편을 시도하려고 해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당장 6월 지방선거에서부터 야당과의 협상을 시작해야 국정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외과 교수는 “여야가 싸울 건 싸우면서도 양보할 건 양보해서 한 발씩 나아가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야당이 의석수가 많다고 해서 대통령과 계속 대치하거나 국정운영의 발목을 잡게 되면 국민의 비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가 국민 통합의 첫 시험대라는 분석도 나왔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협치에서의 핵심은 결국 탕평 인사”라며 “국민이 볼 때 새롭고, 한쪽으로 줄을 선 사람이 아닌 사람을 전면에 많이 내세워야만 협치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된다”고 말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외과 교수는 “법무부 장관, 검찰총장 등 특히 법무·검찰 인사에 가장 주목할 것”이라며 “처음 인사에서 대통령의 의지를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원장은 “능력 있는 전문가를 적극적으로 기용해야 한다”며 “유능하고 필요하면 캠프 밖 사람이거나 야당이어도 가리지 않고 써야 한다. 진영과 이념을 가리지 않고 실용적인 탕평 인사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승리에 도취하지 않고 야당을 포용하는 데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선대본부 해단식에서 “무엇보다 여소야대 상황을 인식하고 당선인이 강조한 협치의 틀을 당에서 만들어가는 것이 굉장히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문재인정부는 야당과의 대화에서 실패했다”며 “소통 기능을 담당하는 정무장관을 신설해서라도 야당과의 대화와 소통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대 야당이 국무총리, 각료 등 내각 임명에 대해 소극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큰데 야당에 내줄 건 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초선 의원은 “여소야대 상황에서는 당연히 협치를 해야 한다”면서도 “야당이 180석을 갖고 대화를 거부하고 사실상 의회독재를 해 왔는데, 6월 지방선거 때 좋은 결과를 내서 차기 정부가 힘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승은 손재호 기자 gugiz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