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주재한 반도체 공급망 회의에 삼성전자가 외국 기업으로 유일하게 참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삼성전자의 텍사스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투자를 언급하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 관련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주지사 등을 백악관에 초청해 회의(사진)를 열고 반도체 수급 대책을 논의했다. 마이크론·월풀·GM 등의 기업 관계자와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 브라이언 디스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이 직접 참석했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부문 사장은 화상으로 참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의에서 미국 내 반도체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특별지원법 처리를 요청했다. 그는 “우리는 특히 미국 중서부 지역에서 제조업이 살아나는 걸 보고 있다. 기업들이 미국에서 새로운 공장 건립을 결심하고 있다”며 “의회에서 초당적인 혁신 법안을 처리한다면 기업들은 더 많은 일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삼성전자의 투자를 직접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삼성은 텍사스에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의 170억 달러(약 21조원) 투자를 약속했다. 이를 통해 2000여개의 양질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손톱만 한 크기의 반도체는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 자리하지 않는 부분이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4월과 5월, 9월에 이어 다시 열린 반도체 공급망 회의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과 연대를 강화해 중국과의 반도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후 미국 내 생산공장 유치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4월엔 직접 웨이퍼를 들고 기업들에 투자를 압박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외국 기업으로 유일하게 모든 회의에서 참석 대상으로 포함됐다.
한편, 반도체 가격은 2분기부터 D램 가격 상승 전망이 나오는 등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반도체 생산에 영향을 미치면서 공급난 심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사토 히로유키 도시바 디바이스부문 대표는 지난 7일 블룸버그통신에 “적어도 내년 3월까지 반도체 등 전자부품의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