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성경 품귀 현상이 빚어진 현지 성서공회의 성경 보급과 구호 사역이 활발하다. 대한성서공회는 이르면 다음 주 우크라이나 성경 보내기 캠페인을 펼칠 예정이다(국민일보 3월 3일자 29면 참조). 10일 영국 기독교잡지인 프리미어 크리스채너티투데이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성서공회는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중심으로 폭탄 대피소 등에 성경을 비롯해 음식과 식수, 의료품을 전달하고 있다. 성경을 구하려는 수요도 이어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한 목회자는 성경을 구하려고 키이우에 있는 성서공회 사무실에 들렀다가 재고가 없다는 소식에 “찢겨져 나갔거나 파손된 성경도 괜찮다. 그것들도 우리 성도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신교를 비롯해 유대교, 정교회 등 교회 지도자들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요청으로 키이우의 성소피아 성당에서 함께 기도회도 열었다. 우크라이나 성서공회는 세계 교회와 성도들에게 성경 후원을 요청하고 있다.
한국에서 우크라이나에 성경을 보내는 가장 빠르고 안전한 방법은 대한성서공회(사장 권의현)를 통하는 것이다. 성서공회는 이르면 다음 주 우크라이나 성경 보내기 캠페인을 시작할 방침이다.
대한성서공회 호재민 총무는 “세계성서공회연합회를 통해 우크라이나 성서공회의 긴급 성서 지원 요청을 받았으며 우크라이나 언어로 된 성경과 쪽복음(요한복음)을 국내에서 인쇄해 컨테이너에 선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대한성서공회는 우크라이나 성서공회에 2014년까지 8년간 현지어 성경을 제작해 지원한 경험이 있다.
전쟁 구호물자와 함께 성경을 받아 본 것은 한국이 먼저다. 6·25전쟁 당시 누가복음 쪽복음을 담은 ‘기쁜소식’이 미국교회의 후원으로 10만부 인쇄돼 유엔군 군함을 통해 부산항으로 들어왔다.
호 총무는 “미국교회와 영국교회가 우리말로 인쇄해 보내온 성경은 피난지와 거제도 포로수용소에 배포됐고, 헐벗고 굶주린 이웃을 위한 누가복음 쪽복음은 물자 부족에 시달린 피난지 중·고등학교에서 교과서로 사용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재찬 우성규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