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선 승하한 임금의 관을 황장목으로 짰다. 황장목은 궁궐과 종묘 등 국가의 중요한 건축에만 쓰여 그 군락지는 조정의 특별 관리를 받았다. 경북 울진을 비롯한 군락지엔 나라의 허락 없이 입산을 금한다는 조선시대에 새긴 ‘황장봉산(黃腸封山)’ 표지석이 지금껏 남아 있다. 황장목이란 연륜이 오래된 질 좋은 소나무를 일컫는다.
소나무는 애국가에 나올 만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나무다. 충북 보은의 정이품송 등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는 소나무가 20여 그루에 이른다. 우리나라에 가장 많이 자생하는 참나무류를 제치고 소나무가 대표 나무로 자리잡은 건 쓰임새가 많아서다.
소나무는 금강송 반송 해송 백송 금송 등 종류도 다양하다. 이 중에서도 선조들은 금강송을 소나무의 제왕으로 쳤다. 예로부터 ‘모든 나무의 으뜸은 춘양목’이라 했다. 춘양목은 금강송의 별칭으로 집산지의 한 곳인 경북 봉화군 춘양면에서 이름을 따왔다. 색깔이 붉고 줄기가 곧은 금강송은 금강산을 중심으로 강원도 및 경상북도 북부지역에 주로 분포한다. 경북 울진군은 2015년 금강송이 많이 자라는 서면의 지명을 금강송면으로 바꿨다.
현재도 궁궐이나 유적을 복원할 때 금강송을 사용한다. 금강송 군락지는 조상이 물려준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생태계의 보고이자 후손에게 온전히 물려줘야 할 훌륭한 자연 자산이다. 이런 소중한 자산이 산불로 위협받고 있다. 소방당국이 총력 진화에 나서 일단 급한 불을 껐다곤 하나 워낙 날씨가 건조해 언제 불씨가 되살아날지 모르는 긴급한 상황이다.
해군 특수전전단 출신 유튜버가 러시아 침공으로부터 우크라이나를 지키기 위해 외국인들로 구성된 우크라이나 국제여단에 합류했다고 한다. 이를 두고 SNS에서 찬반 논란이 뜨겁다. 러·우크라이나전 참전이 의미없다고 할 수는 없겠으나 지나치게 생색을 내기에 잡음이 가라앉질 않고 있다. 산불과의 전쟁에 참전했다면 칭찬 일색이었을 듯하다.
이흥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