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된 표심… 이젠 통합의 시간이다

입력 2022-03-10 04:02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초박빙 접전 양상을 나타내는 대선 출구조사 결과가 9일 발표되고 있다. 지상파 방송3사(KBS·MBC·SBS) 공동 출구조사에서는 윤 후보가 0.6% 포인트 우세를 나타냈고(왼쪽 사진), JTBC 출구조사에선 이 후보가 0.7% 포인트 앞섰다. 모두 오차범위 내 격차다. 국회사진기자단, 김지훈 기자

9일 치러진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 여론이 진보와 보수 진영으로 확연히 갈라져 있다는 사실이 재확인됐다.

이번 대선 승자의 최우선 과제는 양극단으로 갈라진 국론을 통합하는 일이 됐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외과 교수는 “투표율이 80%가 안 되는 상황에서 초박빙 승부가 됐다면, 이긴다고 해도 나를 찍은 사람보다 나를 찍지 않은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항상 인식해야 한다”며 “이번 대선 승자는 겸허한 마음으로 양쪽으로 갈라진 국민을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성호 경희대 정외과 교수는 “국민 여론이 양극화됐다는 사실이 투표로 드러났다”며 “이번 대선에서 이긴 사람은 자신을 반대했던 세력을 적폐라고 배척하지 말고,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절반의 유권자를 위로하고 포용해 대한민국 원팀을 이루는 것부터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선 투표 종료 직후 발표된 지상파 방송3사(KBS·MBC·SBS) 공동 출구조사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예측불허의 초박빙 대접전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출구조사에서 이 후보는 47.8%, 윤 후보는 48.4%의 득표율을 각각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두 후보 간 격차가 0.6% 포인트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0.8% 포인트) 내에 위치해 승부를 가리기 힘든 상황이 연출됐다.

종합편성채널 JTBC 출구조사에서도 이 후보가 48.4%, 윤 후보가 47.7%의 득표율을 각각 기록하며 초박빙 경합을 펼친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3사 출구조사를 지역별로 분석한 결과 이 후보는 예상대로 호남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이 후보는 광주와 전남, 전북에서 모두 80%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했고, 윤 후보는 호남에서 13~14%에 머물렀다. 이 후보는 안방인 경기와 인천에서도 49.6%와 50.8%를 각각 기록하며 윤 후보에게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윤 후보는 최대 격전지인 서울에서 50.9%의 득표율을 얻었다. 이 후보의 서울 득표율은 45.4%였다.

윤 후보도 텃밭인 대구·경북(TK)에서 선전했다. 윤 후보는 대구에서 72.7%, 경북에서 72.1%를 얻었지만 이 후보는 대구와 경북에서 각각 24.0%, 24.6%를 기록했다.

윤 후보는 부산과 울산, 경남에서도 각각 57.8%, 56.5%, 57.1%를 얻었다. 이 지역에서 이 후보 득표율은 38~39%로 조사됐다.

대전·충남·세종에서는 두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쳤다. 충북과 강원은 윤 후보가, 제주에서는 이 후보가 각각 오차범위 밖 우세를 보였다.

성별 득표율은 남성에서 윤 후보(50.1%)가 이 후보(46.5%)보다 앞섰지만 여성은 이 후보(49.1%)가 윤 후보(46.6%)보다 높았다. 연령대별 차이는 극명했다. 40~50대는 이 후보가, 60대 이상에서는 윤 후보가 높은 득표율을 각각 기록했다. 20대 이하에서는 이 후보가 윤 후보를 근소하게 앞섰으며, 30대에서는 윤 후보가 이 후보를 조금 앞섰다.

최승욱 구승은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