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치러진 대선 투표율은 77.1%로 잠정 집계됐다. 77.2%를 기록했던 2017년 대선과 거의 똑같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호남과 대구·경북(TK) 지역 투표율은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간 초박빙 판세가 선거 막판까지 이어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진보·보수 진영의 결집이 각각 강하게 일어나면서 양 진영의 ‘텃밭 지역’ 유권자들이 투표장으로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20대 대선 최종 투표율(잠정치)은 77.1%를 기록했다. 사전투표를 포함해 전체 유권자 4419만7692명 중 3407만1400명이 한 표를 행사했다. 광주가 81.5%로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고, 제주가 72.6%로 가장 낮았다.
호남 지역 투표율은 모두 80%를 넘기며 전국 평균을 상회했다. 광주에 이어 전남과 전북은 81.1%, 80.6%를 각각 기록했다. 이번 대선에서 강하게 분출된 정권교체 여론이 민주당 텃밭인 호남 유권자들의 불안감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호남 지역의 높은 투표율은 지난 4~5일 치러진 사전투표 결과에서 이미 예견됐다. 전남 사전투표율은 51.45%로 유권자 절반 이상이 일찌감치 투표를 마쳤다. 광주(48.27%)와 전북(48.63%)의 절반 가까운 유권자들도 이미 사전투표에서 한 표를 던졌다.
보수 성향이 강한 TK 지역도 뭉쳤다. 대구 투표율은 78.7%, 경북 투표율은 78.1%를 기록했다. 2017년 대선 때보다 대구는 1.3% 포인트, 경북은 2.0% 포인트 오른 수치다. 정권교체에 대한 강한 요구가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불러낸 것이다.
TK 지역 유권자들은 호남 지역 유권자에 비해 사전투표에서 소극적인 모습이었다. 대구 사전투표율은 33.91%, 경북은 41.02%였다. 사전투표 조작설 등 보수 진영 내에서 퍼졌던 음모론이 일부 유권자에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TK 지역 유권자들은 본투표에서 뒷심을 발휘했다. 대구 유권자(204만6714명) 중 90만8791명(44.4%), 경북 유권자(227만3028명) 중 82만9753명(36.5%)이 대선 당일 투표장으로 향했다.
전체 유권자 중 절반 정도 인구가 몰려 있는 수도권의 투표율은 19대 대선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서울 투표율은 77.9%를 기록했다. 지난 대선 당시 서울 투표율(78.6%)보다 0.7% 포인트 낮았다. 서울 내에서 보수 성향이 강한 강남3구(서초·강남·송파) 투표율은 서울 평균보다 높은 모습을 보였다. 특히 서초구와 송파구는 투표율 80%를 넘겼다.
단일 시도 단위로는 가장 많은 1143만3288명의 유권자가 몰려 있는 경기도 투표율은 76.7%였다. 인천 투표율은 74.8%로 집계됐다.
부산·경남(PK) 지역 투표율은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부산 투표율은 75.3%, 경남 투표율은 76.4%를 기록했다. 다만 울산 투표율은 78.1%로 평균보다 높았다.
이 후보와 윤 후보가 각각 ‘충청의 사위’, ‘충청의 아들’임을 자처하고 나섰던 충청권 투표율도 전국 평균보다 낮았다. 대전 투표율은 76.7%, 충남은 73.8%, 충북은 74.8%를 기록했다.
영호남에 비해 중도 성향이 강한 충청 지역에서 부동층 유권자들이 상대적으로 많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항상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던 세종은 유권자의 80.3%가 투표장을 찾았다.
강원 지역 투표율은 76.2%였다. 2017년 대선 당시 74.3%보다 1.9% 포인트 높아졌다. 유권자가 56만4354명인 제주 투표율은 72.6%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정현수 안규영 기자, 과천= 정우진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