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교회 안의 세대 차이 극복하기

입력 2022-03-12 03:10

선교사로 10여 년쯤 살았을 때 고국을 잠시 방문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청년 집회였는데 아는 곡이 하나도 없어 난감했습니다. 널 뛰듯 뛰면서 찬양하는 청년들 앞에서 꿔다 놓은 보릿자루 마냥 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일반적으로 한 세대를 30년으로 보지만 언어, 문화, 유행, 사고가 급격히 바뀌기에 세대 차인 단순히 나이 차이가 아님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교회 안에서 급격히 벌어지는 세대 차이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성경은 놀랍게도 세대를 나이와 문화로 구분하지 않습니다. 사사기 2장 10절에 ‘그 세대’와 ‘다른 세대’가 등장하는데 그 두 세대 간의 차이를 ‘여호와를 알지 못하며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행하신 일을 알지 못함’으로 나눕니다. 하나님이 보시는 세대 차인 문화나 나이 차이가 아니라 하나님의 실제 경험 여부에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전해준 이야기 속의 하나님이 아니라 내가 먹고 마시고 경험한 하나님의 이야기를 가진 사람들은 ‘그 세대’이고 그 경험이 없는 세대를 ‘다른 세대’라고 경계를 그어 놓았습니다.

그 세대 사람들은 여호와 하나님의 무엇을 경험했기에 하나님을 끝까지 섬겼을까요. 첫째로 그들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분명히 경험했습니다. 낮에는 구름 기둥, 밤에는 불기둥으로 보호하시며 구름이 이동하여 따라가면 그곳에 반드시 물이 있었고, 가축이 먹을 초장이 있었고, 만나가 내렸습니다. 허허벌판 광야에서 하나님의 인도를 따라가면 살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은 생명줄이었고 분명했습니다.

둘째로 그 세대 사람들은 하나님의 전쟁을 경험했습니다. 이스라엘은 아직도 청동기를 살고 있었지만, 가나안족속은 철병거를 갖고 있었습니다. 전쟁에서 이길 승산은 거의 제로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신뢰하고 하나님의 방법을 따르면 여리고성이 무너지는 것을 경험했고, 범죄하면 작은 아이성에서도 패배했습니다. 전쟁 중에 하늘에서 우박이 내려 가나안 사람들을 죽이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들은 여호와 하나님의 전쟁을 경험하면서 “싸울 날을 위해 마병을 예배하거니와 이김은 여호와께 속했다”고 확신에 차 외칠 수 있었습니다.

셋째로 그 세대 사람들은 광야에서의 죽음을 경험했습니다. 1차로 가나안땅을 정탐했던 사람 중에 여호수아와 갈렙을 제외하고 40세 이후의 사람들은 광야에서 다 죽고 나서야 가나안 땅을 인도함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사랑하시지만 하나님을 불신하고 불평하는 사람들을 가나안으로 데려가시지 않고 광야에서 죽게 두셨습니다. 불신의 대가를 광야에서 죽음으로 치르는 것을 보고 그 세대 사람들은 하나님을 경외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하나님의 전쟁을 경험하며 하나님을 경외함을 배웠던 세대는 결코 하나님을 떠나지 않았으나 다른 세대는 하나님을 알지도 못하며 사사기 속을 방황하게 됨을 우리는 성경을 통해 배우게 됩니다.

한국교회 안에 다음세대를 세워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진 지 오래되었습니다. 인적, 물적 자원을 더 투자해야 하는 것은 필수적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보다도 오늘 본문은 다음세대 그들에게 하나님을 경험할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이 더 핵심이라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다음세대는 복음에 대해 듣기보다 지금의 세대를 통해 하나님을 보고 경험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기성세대는 다시 복음 앞에 서서 복음을 삶으로 살아내야 할 도전 앞에서 있습니다. 강요가 아닌 그들 스스로 복음을, 하나님을 경험할 수 있도록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해 줌으로써 벌어진 영적 세대 차이를 줄일 수 있습니다. 다음세대가 아직 조금이라도 남아 기회가 있을 때 우리는 다시 복음을 진지하게 살아 냅시다.

이승제 서울 가까운교회 목사

◇가까운교회는 이웃과 가까움을 지향하는 성도들이 연합하는 공동체입니다. 모이기에 힘써 예수 그리스도를 배우고 가슴에 담으며 일상에서 그리스도의 영광을 드러내는 모임과 흩어짐의 균형을 지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