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동해 산불 90시간 만에 진화… 4000㏊ 잿더미

입력 2022-03-09 04:05
8일까지 닷새째 이어진 산불로 강원 동해시 일대 산이 검게 그을려 있다. 이번 동해안 일대 대형 산불은 지금까지 최대 피해를 기록했던 2000년 4월 동해안 산불에 육박하는 산림 피해를 냈다. 연합뉴스

경북 울진·강원 삼척 산불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피해를 입혔던 강원도 강릉·동해 산불의 주 불길이 발화 약 90시간만인 8일 오후 7시쯤 진화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강릉·동해시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강원도 산불통합현장지휘본부에 따르면 산림당국은 이날 오후 주불 진화를 완료하고 잔불 진화 및 뒷불 감시 체제에 돌입했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강릉·동해 산불 진화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헬기를 울진쪽으로 일부 동원해 진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원 영월 산불도 93시간 15분 만에 주불이 잡히고 잔불 정리가 진행 중이다. 산림당국은 “오전 10시쯤 영월 산불의 주불 진화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이 지역은 가파른 경사를 지닌 돌산이 대부분이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산에 석회석 바위가 많고 경사가 가팔라 발을 헛디디면 뒷 사람에게 돌이 쏟아질 정도”라며 “헬기 의존도가 높아 진화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구 달성 산불의 경우 진화율은 아직 45% 수준이지만 피해 면적은 7㏊ 정도에 불과하다.

강릉·동해 지역은 대규모 피해를 입은 울진·삼척 일대에 이어 두 번째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됐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강릉과 동해시 산불 피해가 확산함에 따라 수습, 복구 등 국가 차원의 지원을 위해 울진과 삼척에 이어 특별재난지역을 추가로 선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동해안 일대 산불의 피해 추정 면적은 2만2461㏊로 건국 이래 가장 큰 피해를 낳았던 2000년 동해안 산불 피해면적(2만3794㏊)에 육박하고 있다. 강릉·동해시 피해 추정 면적은 각각 1900㏊, 2100㏊로 울진(1만7279㏊)에 이어 가장 많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