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울진·강원 삼척 산불이 닷새째 이어진 8일 오전 금강송 군락지로 일부 옮겨붙었던 불길이 오후에 대부분 진화됐다. 산림 당국은 이날 일출 직후부터 진화헬기 82대를 동원해 울진군 금강송면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 등 핵심 산림자원과 화세가 센 응봉산 주변을 중심으로 진화작전을 벌였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오후 5시 울진 산불현장본부 브리핑에서 “오전 10시쯤 금강송 군락지 내로 불이 진입해 대응했다. 현재 상황을 종합하면 거의 진화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직 완벽하게 진화됐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불이 거의 잡혀 군락지 경계선상에서 더는 내려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림 당국은 금강송 핵심 군락지가 안전한 상태로, 불이 옮겨붙은 곳도 일부 고사목 위주로 타고 지표 부분으로 화염이 진행된 만큼 큰 피해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울진 산불 주불은 여전히 진화가 어려워 장기전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오후 현재 울진 산불의 진화율은 65%다.
당국은 초대형 헬기 2대 등을 추가 투입해 불길이 군락지에 확산하는 것을 막는 데 총력전을 벌였다. 금강송 군락지 경계선을 침범한 불을 헬기가 잡으면 불이 번지지 않도록 지상인력이 바로 잔불 정리에 나섰다. 금강송 군락지 핵심지역은 소나무들이 계곡 지형에 빽빽이 모여 있어 불이 옮겨붙을 경우 끄기 쉽지 않다는 것이 당국의 판단이다.
당국은 모든 구역을 동시에 대응하는 것보다 핵심구역을 정해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게 나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가장 위험한 현장부터 공략해 최대한 빨리 주불을 잡을 방침이다.
당국은 울진을 모두 12개 구역으로 나눠 구역별로 주요 거점을 정해 진화하고 있다. 다만 헬기가 뜨지 못하는 야간에는 지상인력만으로 불길을 막아야 하기 때문에 진화대원들의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최 청장은 앞서 오전 브리핑에선 “2000년 동해안 산불이 10일간 이어졌고 마지막 날 비가 오면서 진압됐다”며 “진화 시점을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비가 예고된 주말) 이전에 주불을 끌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면적이 2247㏊에 이르는 금강송 군락지에는 수령 200년이 넘는 소나무 8만여 그루가 자란다. 곧고 균열이 적으며 아름다워 200년 이상 자란 금강송은 각종 문화재 복원에 쓰인다. 국보 1호 남대문 복원에도 사용됐다.
울진=김재산 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