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8일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32만명을 넘어서며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위중증 환자는 두 달여 만에 1000명선을 돌파했다. 재택치료 대상자는 116만3702명으로, 이 중 투표권을 가진 18세 이상만 따졌을 땐 88만명 안팎으로 집계된다. 확진 선거인 투표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까지 신규 확진자는 32만6834명을 나타냈다. 전날 같은 시간대보다 13만명 가까이 폭증한 수치다. 앞서 지난달 말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대선 투표일인 9일의 확진자 규모를 23만명대로 전망했으나, 이런 예측보다 10만명 이상 더 나올 것으로 보인다. 누적 확진자 수도 500만명을 넘어섰다. 국민 10명당 1명꼴로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얘기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위중증 환자는 1007명으로 늘었다. 지난 1월 3일(1015명) 이후 첫 1000명대 위중증 환자다. 이달 4일 50.5%였던 중증환자 전담 병상 가동률은 나흘 새 59.6%까지 치솟았다.
정부는 확보 병상을 즉시 치료에 투입할 수 있는지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아직 위중증 환자를 안정적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병상 포화 관련 질의에 “의료 현장에 계신 분들과 간담회를 해도 이럴 것(포화가 될 것) 같다는 분위기는 잘 못 느낀다”고 답했다.
반면 현장에선 병상 부족이 조만간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확진자 수는 물론 고령층 확진 비율 등 선행지표가 악화일로이고 의료진 확진도 변수다. 염호기 서울백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코로나19와 관계없는) 신경외과, 병리과 선생이 확진자를 보고 있다”며 “현실이 이런데 (의료) 역량이 충분하다고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확보한 2751개 중환자 병상을 단기간에 크게 늘리기도 쉽지 않다. 코로나19 아닌 중환자들이 입을 부수적 피해와 별개로 필수 장비도 구하기 어렵다. 실제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은 지난 1월 23일까지 보유 병상 일부를 격리 중환자 병상으로 전환하려 했으나 인공호흡기 수급이 3월 말에나 가능해 계획을 접은 것으로 파악됐다.
검사 역량까지 한계에 봉착하자 방역 당국은 지침 조정에 나섰다. 해외 입국자와 감염취약시설 관련자, 입영 장병 등을 대상으로 실시하던 검사 횟수를 줄이는 게 핵심이다. 이 같은 대책은 오는 10일부터 적용된다. 아울러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양성자를 코로나19 확진자로 간주하는 진단검사체계 또한 이번 주 안에 결정해 발표한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