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국가 지키는 영적 파수꾼… 기도 멈추지 말아야

입력 2022-03-10 03:04
에스더기도운동이 2019년 7월 경기도 화성 봉담읍 흰돌산수양관에서 개최한 ‘제22차 북한 구원 금식 성회’에서 참가자들이 대한민국과 국가 지도자들을 위해 합심으로 기도하고 있다.

미국에서 ‘졸업식’이란 단어는 ‘커멘스먼트(commencement)’다. 그런데 이 단어의 뜻은 ‘시작’, ‘개시’이기도 하다. 즉 졸업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말이다. 졸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졸업 후에 어떻게 살아가냐는 것이다. 또 누구와 결혼하는가도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결혼 이후에 어떻게 살아가느냐다. 서로 사랑해서 결혼해도 결혼 이후 존중하지 않고 노력하지 않으면 결혼은 불행해진다.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선거가 끝났으니 국가와 지도자를 위한 기도를 멈춰도 된다는 생각은 버려야 된다. 이제부터 대통령이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뜻대로 국정을 감당하도록 본격적인 기도가 시작돼야 한다. 그래서 성경은 성도들과 국민이 “모든 경건과 단정함으로 고요하고 평안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국가 지도자들을 위해 기도하라고 말씀한다.(딤전 2:2)

교회는 이 시대의 양심이고 국가를 지키는 영적 파수꾼이고, 국가의 미래를 비추는 진리의 빛이어야 한다. 교회는 성경의 진리를 예배당 안에서만 아니라 세상을 향해 선포해야 한다. 그래서 세례 요한은 ‘광야의 외치는 소리’로 그의 삶을 주님께 드렸다. 동시에 교회는 하나님의 뜻이 하늘에서 이뤄진 것처럼 이 땅에서 이뤄지도록 “쉬지 말고 기도”해야 한다.(살전 5:17) 이것이 오늘날 왕 같은 제사장으로 부르심을 받은 성도들과 교회의 사명이다.(벧전 2:9)

우리는 왕은 아니지만 영적으로는 왕 같은 존재이고 제사장 같은 역할을 하는 성도다. 제사장은 개인과 공동체의 죄 문제를 하나님 앞에서 중재하는 사람이다. 1981년 군대에서 군종병으로 근무할 때 첫 군종 수련회에서 군종참모가 말씀하셨다. “여러분은 군종 사병이지만 영적으로는 부대의 지휘관입니다. 사고가 나면 부대장의 책임이 아니라 여러분 책임입니다.”

이 말씀은 내 평생 가슴에 새겨진 말씀이 됐다. 난 최전방 백골부대에서 군대 생활을 했다. 휴전선 철책 부대였기 때문에 지뢰 사고 등을 포함해 각종 사고로 사망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래서 생명 수당으로 하루에 100원씩 받았다. 내가 졸병이었을 때 부사관 한 명이 수류탄으로 자폭해 죽었다. 애인이 변심했는데 당시 휴가를 나갈 수 없는 상황인지라 너무 힘들어 자살한 것이었다. 나는 대대장실로 올라갔다. 그리고 독실한 불교 신자인 대대장님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잘못했다고 말했다.

“잘못했습니다. 제가 기도하지 않아서 이런 일이 생겼습니다. 제 책임입니다.”

기도를 안 한 것은 아니지만 어설프게 기도해서 이런 사고가 발생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진심으로 용서를 빌었다. 1년 동안 휴전선 철책 근무를 마친 후 부대가 이동할 때는 한 사병이 탈영했다. 다시 올라가 대대장님께 사죄했다. 그때 대대장님은 기독교인이셨다. 사고가 나면 진심으로 내가 기도를 소홀히 해서 생긴 사고라고 여겼다. 대대장님의 종교나 지휘 능력과 상관없이 부대의 안전이 그 부대의 영적 제사장인 군종병의 기도에 달려 있다고 믿었다.

예수 믿는 학생들은 학교 교장 선생님이나 총장님을 위해서 기도해야 하고, 직장인들은 직장 상사분들을 위해 기도해야 하고, 교인들은 담임목사님과 교회 지도자들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 그리고 모든 성도는 대통령과 국가지도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 성경적이다.

“그러므로 내가 첫째로 권하노니 모든 사람을 위하여 간구와 기도와 도고와 감사를 하되 임금들과 높은 지위에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하라 이는 우리가 모든 경건과 단정함으로 고요하고 평안한 생활을 하려 함이라. 이것이 우리 구주 하나님 앞에 선하고 받으실 만한 것이니 하나님은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으며 진리를 아는 데에 이르기를 원하시느니라.”(딤전 2:1~4)

성도들이 왕 같은 제사장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위해 항상 깨어 기도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서 영적인 파수꾼이며 보호막이 돼야 한다.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임재와 권능을 드러내는 영적 통로가 될 때 우리가 속한 공동체는 우리의 기도로 인해 복을 받는다.

우리는 왕 같은 제사장으로 사는 기도자여야 한다. 우리의 삶이 기도여야 하고 우리가 읽는 성경 말씀이 우리의 기도여야 한다. 자의대로 말하지 않고 입술의 말이 땅에 떨어지지 않도록 성령의 감동에 따라 말하고 기도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금식은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금식이어야 한다. 이런 모습들이 삶에서 무르익어가면서 성숙한 기도자, 곧 왕 같은 제사장으로 세워질 것이다. 이런 성도가 있는 곳에는 공동체 안에 하나님의 보호와 축복이 나타나게 될 것이다.

예수님은 기도자이시다. 이 세상에서도 기도자로 사셨고, 지금도 하나님 보좌 우편에서 우리를 위해 중보하신다. 오늘날 우리가 예수님을 닮는다는 것은 예수님과 같이 참된 기도자로 이 땅에서 사는 것이다.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선거를 앞두고 하나님께 기도했던 내용이 뽑힌 대통령의 임기 가운데 온전히 이뤄지도록 계속해서 기도하는 것이 ‘그의 소유된 백성이요 왕 같은 제사장’인 성도들의 임무이다.

이용희 교수
에스더기도운동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