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반도체 사업 진출한다

입력 2022-03-09 04:08
두산그룹이 반도체 사업에 진출한다. 지난 2년간 뼈를 깎는 자구안을 실행해 역대 최단기로 채권단 체제를 졸업하자마자 반도체를 사업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며 재기에 시동을 걸었다.

㈜두산은 8일 이사회를 열고 국내 반도체 테스트 분야 1위 테스나(TESNA) 인수를 결정했다. 두산은 테스나 최대주주인 에이아이트리 유한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보통주, 우선주,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포함한 지분 전량(38.7%)을 4600억원에 사들이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테스나는 ‘모바일 폰의 두뇌’라고 불리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카메라이미지센서(CIS), 무선 통신칩(RF) 등의 시스템 반도체 제품을 전문적으로 테스트하는 기업이다. 국내 동종기업 가운데 최상위 경쟁력을 갖췄다. 웨이퍼 테스트 분야에서는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테스나는 가공된 웨이퍼를 조립·테스트하고 패키징하는 후공정 업체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주요 고객이다. 두산 관계자는 “이번 인수를 기점으로 반도체 사업을 기존의 에너지(발전) 부문, 산업기계 부문과 함께 사업 포트폴리오의 한 축으로 육성할 계획”이라며 “테스나의 경쟁력을 확고히 한 뒤에 반도체 후공정 전문회사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한국 시스템반도체 생태계의 핵심 기업으로 도약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그룹은 지난달 28일로 채권단 관리체제를 졸업했다. 신사업을 통한 재기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구조조정의 핵심이었던 두산중공업은 수소 가스터빈,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에 집중한다. 두산퓨얼셀의 수소연료전지 사업도 그룹의 새로운 먹거리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