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 짓던 수백년 아름드리 빼곡… 숙종 때부터 왕실에서 직접 관리

입력 2022-03-09 04:07
대형 헬기가 산볼로 부터 금강송 군락지를 보호하고자 산불지연제(리타던트)를 투하하고 있다. 산림청 제공

경북 울진 산불이 한때 군락지 안까지 번지면서 최악의 소실 위기를 맞았던 울진군 금강송면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가 일단 한 고비를 넘겼다.

산림당국은 8일 산불 진화 헬기 등을 대대적으로 동원해 금강송 군락지로 산불이 더 번지지 않도록 안간힘을 썼다. 특히 소나무림 일대는 1600ha에 걸져 광범위하게 분포해 있고, 길이 좁고 경사가 심해 진화대원들의 지상 접근이 어려운 곳이다. 소광리 일대에는 자욱한 연기와 나무 타는 냄새가 진동했으나 8일 오후 현재 큰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 울진 금강송 군락지 대왕송 모습. 산림청 제공

이곳은 국내 최대 금강소나무 군락지답게 수령이 200~5000년 된 금강송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수령 530여년의 오백년소나무와 못난이 소나무, 신송(神松) 역할을 하는 수령 600여년의 대왕소나무, 수령 350년의 미인송 및 자작나무 굴참나무 등 아름드리나무가 가득하고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산양(천연기념물 제217호)을 비롯한 희귀 동식물이 가득한 지역이다. 금강소나무는 수백년간 송진이 뭉쳐 생기는 황금색 심재(心材)가 잘 썩지 않고 단단해 궁궐을 짓거나 임금의 관(棺)을 만들 때 많이 쓰여 왕실에서 특별히 보호했다. 조선 숙종 때부터 금강소나무림을 ‘황장봉산(黃腸封山)’으로 지정해 일반인의 벌목을 금지하는 등 왕실이 직접 관리했다. 특히 2008년 국보 1호 숭례문이 불탔을 때도 울진 소광리 금강소나무 166본이 숭례문을 복원하는 데 쓰였다.

울진=윤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