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럽에 무기·병력 증파… 서방, 러 경제 제재도 강화

입력 2022-03-09 04:06
지난 3일(현지시간) 루마니아 흑해 연안 콘스탄차 인근의 미하일 코걸니차누 비행장에서 프랑스군의 군 장비가 안토노프 124 화물기에서 하역되고 있다. 프랑스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연합군 증원을 위해 500명 규모의 병력을 긴급히 증파했다. AFP연합뉴스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전방위 경제 제재와 함께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유럽에 미군 병력 등 군사력을 추가 배치하기로 했고 방공시스템을 동유럽 동맹국에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미군 병력 500명을 포함한 전투 자산을 유럽에 추가 배치하도록 명령했다고 CNN이 7일(현지시간) 국방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군은 이번 조치로 기존 주둔 병력과 순환 병력을 포함해 10만명 정도가 유럽에 배치된다.

미 국방부는 KC-135 공중급유기를 그리스에 배치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치 규모 등 세부사항은 알려지지 않았다. 폴란드와 루마니아에는 항공지원작전센터를 배치한다.

독일에는 정비중대 등을 파견한다. 이들 부대는 독일에 배치된 제1 기갑여단 전투부대와 제3보병사단에 추가 군수 지원을 제공할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당국자는 “추가 지원대는 유럽 배치 병력을 지원하는 데 활용된다”며 “필요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영공을 방어하려는 우리의 노력을 완벽하게 지원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CNN은 미국이 동유럽 동맹국에 패트리엇미사일 시스템이나 고고도대공방어(THAAD·사드) 시스템을 제공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동유럽 나토 회원국에까지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항공기를 띄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데 따른 조치다.

동유럽 회원국은 우크라이나나 러시아와 가까워 러시아 미사일과 항공기가 실수로라도 날아올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방공시스템 지원 명분 중 하나다.

미국이 동유럽에 방공시스템을 추가 배치할 경우 러시아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러시아는 폴란드와 루마니아에 배치된 미국의 미사일 방어시스템에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미 정부가 유럽 동맹 참여 없이 독자적으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는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수입 금지 여부를 아직 결론짓지 않았고 조치 시기나 범위도 여전히 유동적이라고 소식통들은 설명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날 영국 런던에서 영국·네덜란드 총리와 회담한 뒤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정부 관계자와 신흥재벌(올리가르히) 등 개인 10명을 추가 제재한다고 밝혔다.

트뤼도 총리는 제재 대상이 수감 중인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만든 명단에 있는 인물들이라며 “제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측근들을 압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