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긴급구호팀 급파… 주민 눈물 닦는다

입력 2022-03-09 03:02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단원들이 8일 울진군 죽변면 재난지원본부 인근에 마련한 긴급 구호텐트에서 화재 진압 작업에 나서는 소방관과 군장병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지난 4일 발생한 대형 산불로 강원도 강릉 동해 삼척시, 경북 울진군에 극심한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고난당한 이웃을 돕기 위해 나선 한국교회의 움직임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단장 조현삼 목사)은 소식이 알려진 직후 피해 지역 목회자와 소통하며 긴급구호 활동에 돌입했다. 김용수(59) 영주교회 목사는 8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어제 저녁 울진 덕구온천 인근 지역에서 산불이 재점화돼 잔뜩 긴장했었다”며 “여전히 마스크를 벗으면 숨쉬기 곤란한 정도고 연기 때문에 시야 확보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 목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안동노회 자립위원회 소속 목회자와 지역 내 7개 교회 성도를 중심으로 70여명의 봉사단을 구성해 울진군 죽변면 재난지원본부 인근에 베이스캠프를 마련했다. 이곳에서 밤낮없이 산불 진화 작업에 투입되는 소방관과 군장병을 대상으로 컵라면과 간식, 마스크 치약 칫솔 등을 전달하고 있다. 산불 지원 업무로 비상근무에 돌입했던 충남소방본부 소속 소방관이 순직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등 연일 계속되는 진화 작업으로 고생하는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김 목사는 “새벽에 김밥 한 줄 들고 투입돼 해가 지고 난 뒤까지 진화에 나서는 분이 많다”며 “현재로서는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쉼을 드리고 격려하는 일이 우리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한국구세군 관계자들이 강원도 동해시에 제공할 긴급구호 꾸러미를 운반하는 모습. 한국구세군 제공

한국구세군(사령관 장만희)도 강원도 일대 산불 피해 현장에 긴급구호팀을 보내 구호 텐트와 구호물품 지원, 급식, 세탁 서비스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구호팀은 지난 5일 동해시 제1대피소 망상컨벤션센터에 구호 텐트를 설치해 산불을 피해 집을 떠나온 주민들에게 잠자리를 제공했다. 이튿날부터는 인근 북평여고, 동해체육관 등 기타 대피소에서 대피 중인 170여명의 피해 주민을 위해 음식을 제공했다.

또 산불 피해 200여 가정에는 구호 물품이 든 긴급구호 꾸러미를 지원했다. 망상수련원에는 세탁 차를 배치해 세탁이 어려운 주민들의 편의를 도왔다. 한국구세군은 1차로 오는 12일까지 현지에서 대피소 운영을 위한 각종 활동을 지원할 예정이며, 향후 피해 상황에 따라 동해시청과 협의해 구호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장만희 사령관은 “전국 구세군 가족이 한마음 한뜻으로 강원지역 산불의 조속한 진화와 주민들의 피해가 최소화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한다”고 밝혔다.

서울 오륜교회(김은호 목사) 산하 긴급구호 기관인 다니엘프렌즈는 지난 6일 피해 지역에 조사팀을 급파해 산불로 전소된 성내교회와 호산나교회, 반파 및 부분 소실 등 피해를 입은 교회 성도들의 가옥 25곳을 점검했다. 김기인(68) 다니엘프렌즈 운영팀장은 “산불이 진화되고 나면 생활 공간 재건에 대한 필요가 가장 클 것”이라며 “정부에서 특별재난지역 선포 범위를 확대하고 있는데 지자체 보상한도나 구호금 배분 등을 고려해 회복을 도울 것”이라고 전했다.

최기영 임보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