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영변을 비롯한 여러 곳에서 핵 활동을 지속하는 징후가 포착됐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7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막한 IAEA 정기이사회 개막연설에서 밝힌 내용이다. 영변 핵 시설에서 5㎿ 원자로를 가동하는 징후와 원심분리기 시설 부속건물 건축을 포함한 새로운 건설 활동이 계속되고 있다는 게다. 평양 외곽의 강선단지와 평산 등에서도 핵 활동 징후가 있다고 한다.
미사일 도발에 이어 핵 활동까지,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한다는 북한의 모라토리엄은 그 의미를 잃었다. 북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할 리 없다는 사실 또한 보다 분명해졌다. 북한이 계속해서 핵·미사일 역량을 고도화한 게 드러난 이상 새로운 대북 접근법 마련이 불가피하다. 북이 올 들어 벌써 9차례나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는데도 ‘유감’만 반복하는 지금의 안일한 대처로는 결코 북한의 생각을 바꾸지 못한다. 북한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보며 핵·미사일에 더욱 집착할 게 분명하다.
북 도발에 대응하는 국제사회 대응 역시 기대 이하다. 이날 열린 유엔 안보리 비공개회의에서 대북 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 채택이 중국과 러시아 반대로 불발됐다. 북의 미사일 발사 및 지속적 핵 활동은 안보리 결의 위반이다. 그럼에도 북한을 두둔하는 중·러 양국의 행태는 자신들의 결정을 스스로 부정하는 이율배반이다.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무책임한 행동이다. 안보리 제재가 기대만큼 위력적이지 않고, 중·러 양국이 중요한 고비 때마다 뒷배로 작용하니 북이 오판할 가능성은 더 커졌다고 할 수 있다. 북의 어떤 도발에도 즉각 응전할 수 있는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어야 북이 오판을 못한다.
[사설] 北의 지속적 핵 활동 징후, 만반의 대응력 갖추라
입력 2022-03-09 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