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여파가 우리 경제에 쓰나미처럼 밀려들고 있다. 국제유가와 함께 주요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국내에 미치는 파장이 만만치 않다. 연일 주가가 폭락하고, 달러당 원화 환율이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도 휘청이고 있다. 가뜩이나 오미크론 변이가 기승을 부리면서 되살아나려던 경기가 다시 침체 국면에 빠져들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우크라발 충격까지 첩첩산중이다.
국제유가는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직전인 2008년 7월 이후 약 14년 만에 배럴당 130달러를 넘어섰다. 미국이 추가 제재 방안 중의 하나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자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2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1970년대 ‘1, 2차 오일 쇼크’와 닮은 ‘3차 오일 쇼크’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항공·해운 업계를 비롯해 원유 의존도가 높은 우리 산업계의 비용 부담은 급격히 증가할 전망이다. 유가뿐이 아니라 알루미늄, 리튬, 구리 등 원자재와 곡물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 정부가 7일(현지시간) 미국 영국 호주 일본 등과 함께 우리나라를 비우호국가로 지정함에 따라 현지에 진출했거나 러시아와 거래하는 국내 기업의 타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러시아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선언이 임박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야말로 겹겹의 악재가 밀어닥쳐 조금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형국이다. 오늘로 대선 정국도 끝났다. 임기 말 정부와 새 대통령 당선인을 중심으로 하루빨리 비상플랜을 마련하고 유사시 적극적으로 대처하길 바란다.
[사설] 우크라발 경제 충격 첩첩산중… 비상플랜 마련해야
입력 2022-03-09 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