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통령 선거일, 이제 유권자의 시간이다

입력 2022-03-09 04:01
국가와 개인의 미래 걸린 중요한 선거
산적한 과제 해결할 적임자 선출해야
자질·공약 비교해 후회 없는 선택하길

제20대 대통령 선거일이다. 오전 6시부터 전국 투표소 1만4464곳에서 투표가 진행된다. 코로나19 확진·격리자들은 비확진자 투표가 종료된 오후 6시부터 7시30분까지 투표할 수 있다. 전체 유권자는 4419만7692명인데 지난 4~5일 치른 사전투표에 참여한 1632만3602명을 제외한 나머지 유권자들에게 투표권이 있다. 사전투표율이 36.93%로 이전 최고인 19대 대선(26.06%)을 훌쩍 넘어선 것은 이번 대선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이 뜨겁다는 걸 보여준다.

대통령은 국가원수이며 행정부 수반으로서 막강하고 광범위한 권한을 행사한다.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국정 방향과 정책이 갈리게 되고 국민 개개인의 삶이 직간접적 영향을 받게 되는 만큼 대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전환기에 치러지는 이번 대선의 중요성은 두말할 것도 없다. 미·중 패권 경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신냉전 체제가 도래할 것으로 보이는 등 대외 안보·경제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코로나19 위기 극복, 북한 및 강대국과의 바람직한 관계 설정, 기후 위기 대응, 양극화 해소, 국민 통합 등 국가적 과제들이 산적한 가운데 맞이한 대선이다. 사전투표를 하지 않은 유권자들은 빠짐 없이 투표에 참여해야 할 것이다.

이번 대선은 최악의 비호감이란 꼬리표가 달릴 정도로 극심한 혼탁 양상을 보인 가운데 거대 양당 후보들이 접전을 펼치는 구도를 보였다. 미래 비전과 정책 경쟁은 뒷전이고 흑색선전, 인신공격이 난무한 데 대해 정치권은 반성해야 마땅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정부’ ‘위기에 강한, 유능한 경제대통령’을,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부패·무능 민주당 정권 심판’ ‘공정과 상식으로 만들어가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강조하며 자신이 적임자라고 호소해 왔다. 두 후보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는 유권자라면 후보가 걸어온 길, 자질과 리더십, 도덕성, 공약 등을 비교해 후회 없는 선택을 하기 바란다. 공약이 중요한 기준 가운데 하나지만 무책임한 선심성 공약도 적지 않은 만큼 이행 가능성을 따져보는 것도 필요하다.

최악을 막기 위해 차악이라 여기는 후보라도 밀어주는 유권자들이 적지 않을 것 같다. 그것도 존중 받아야 할 선택이다. 하지만 거대 양당 후보 어느 쪽에도 표를 주기 싫다면 제3후보에게 투표하는 것도 유효한 선택지다. 거대 양당의 적대적 공존, 극단적 대결 정치를 끝내기 위한 정치 개혁의 씨앗을 뿌린다는 점에서 결코 의미가 작지 않을 것이다. 투표는 민주시민의 권리이자 의무다. 당당히 투표소로 가 미래를 결정 짓는 유권자의 힘, 민심을 보여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