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울진 부구감리교회(김시석 목사)에 출석하는 이재숙(66) 권사는 지난 4일 시작된 산불로 엄청난 피해를 보았다. 이 권사는 매년 가을 직접 재배한 송이버섯을 팔아 돈을 벌었는데 이번 산불로 버섯을 키우던 산이 잿더미가 돼버려 생계가 막막한 상황이다. 그는 “불이 난 산이 앞으로 20년은 버섯을 키울 수 없는 곳이 돼버렸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같은 교회에 다니는 전원중(57)씨는 산불로 집이 완전히 타버렸다고 한다. 그는 전기와 조명을 다루는 기술자로 직장에서 일하던 중 불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집으로 달려 왔다. 하지만 이미 집은 전소된 상태였다. 그는 이번 산불로 생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각종 공구까지 잃게 됐다.
이 같은 이야기는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가 8일 산불 피해 가정 심방 소식을 전한 보도자료에 담겨 있었다. 이철 감독회장은 전날 울진을 찾아 피해 가정을 방문한 뒤 이들 가정에 각각 위로금 100만원을 전달했다. 행사에는 황병원 삼남연회 감독, 유성종 기획홍보부장 등이 동행했다.
기감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감리교회 가운데 산불 피해를 입은 교회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교인들의 피해는 컸다. 집이나 자동차가 전소돼 버린 사례가 수두룩했다. 기감 웨슬리나눔재단은 피해 복구를 위해 10일 울진군에 위로금 1억원을 전달할 예정이다. 서울 광림교회(김정석 목사)는 이재민에게 필요한 각종 물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감독회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삽시간에 화마가 모든 것을 휩쓸어버린 흔적을 보니 참담했다”며 “피해 복구를 위한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살펴 꾸준히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