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과거 부산저축은행 대출 비리 수사를 무마해줬다’는 취지로 말한 음성파일이 공개되자 더불어민주당은 ‘대장동 몸통은 윤석열’이라며 총공세에 나섰다.
대선을 이틀 앞두고 판세가 초박빙인 상황에서 윤 후보에게 불리한 녹취록 내용을 최대한 키워 승기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7일 선대위 회의에서 “우리가 일관되게 주장한 ‘대장동 몸통이 왜 윤석열과 박영수인가’가 증명되는 김만배 녹취록이 드디어 공개됐다”며 “브로커 조우형씨가 부산저축은행 부실 대출로 10억3000만원 리베이트를 받은 것을 윤 후보가 조사하고도 봐줬다는 실체가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뉴스타파가 6일 공개한 김씨의 음성파일에는 김씨가 박영수 전 특검에게 브로커 조씨를 소개했고 박 전 특검과 친분이 있는 윤 후보(당시 대검 중수2과장)가 대출 비리 수사를 무마해줬다는 내용이 담겼다.
민주당은 특히 김씨가 음성파일에서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민주당 후보에 대해 “간섭을 많이 해서 내가 ‘공산당 같은 XX’라고 욕을 많이 했다”라고 말한 것에 주목했다.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공공이익을 최대한 환수했다고 강조해온 이 후보의 결백을 드러낼 기회로 봤기 때문이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김씨는 ‘(이 후보가) 성남시에 3700억원을 우선 배당하게 해 법조인들이 투자를 포기했다’며 ‘이재명이 난 놈이야’라고 말한다”면서 “이 후보가 화천대유에 특혜를 줬다는 국민의힘 주장과는 달리 성남시의 통제 때문에 불이익을 당해서 불만이 매우 컸다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김씨의 녹음파일을 틀면서 “오늘 당장이라도 특검법을 논의하자”고 국민의힘을 압박했다.
민주당은 오후엔 단독으로 법사위 전체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김용민 의원은 전체회의에서 “최근에 사전투표를 했던 분이 어제 뉴스타파 기사를 보고 ‘어떻게 이런 사람을 뽑았을까’라며 밤새 우셨다고 한다. 부산저축은행 사건으로 어머니가 돌아가셨던 이가 쓴 글”이라며 “이렇게 많은 피해자가 있는데 (윤 후보에게) 속아서 투표하고 나중에 피눈물 흘려야겠느냐”고 지적했다.
이 후보도 가세했다. 그는 부산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 “무려 4만명에 가까운 피해자를 만든 부산저축은행 사건의 진실이 드러나고 있다”며 “당시 제대로 수사했다면 피해가 훨씬 줄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위대한 국민의 현명한 판단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6일 밤에는 “적반하장, 후안무치의 이 생생한 현실을 널리 알려 달라”며 뉴스타파의 해당 기사를 페이스북에 올렸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