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예측불허다. 개막부터 이변이 속출했던 K리그는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우승 후보로 거론되던 팀들은 4경기가 지나도록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이름값을 증명하는 건 무패 행진을 달리는 울산 현대가 유일하다.
울산은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하나원큐 K리그1 전북 현대와 경기에서 레오나르도의 결승골에 힘입어 1대 0 승리를 거뒀다. 올 시즌 첫 ‘현대가 더비’에서 웃은 울산은 3승 1무, 승점 10점으로 리그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개막전 무승부 이후 기록 중인 연승도 ‘3경기’로 늘렸다.
울산은 이동준 이동경 오세훈 등 주축 선수들이 이적해 전력 약화 우려가 컸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국가대표 수비수 김영권의 합류로 수비진은 더 단단해졌고 새로 합류한 아마노 준, 이규성 등이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김영권은 “주요 선수가 빠져나간 건 팩트다. 다만 채워줄 선수가 팀에 있고 새로운 선수가 들어왔다. 큰 공백이라 말할 수 없다”고 했다.
반면 K리그 6연패에 도전하는 전북은 2연패에 빠지며 리그 9위로 추락했다. 리그 초반이라 해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센터백 부재로 후방이 흔들리고 있고, 구스타보 일류첸코 등 전방 공격수들은 침묵하고 있다. 김상식 감독은 “지나간 일 빨리 잊어버리고 위기를 극복해 나가겠다”고 했지만, 반전을 이룰 있을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다크호스 제주 유나이티드와 대구 FC도 4경기서 1승만 기록하며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제주는 올 시즌 폭풍 영입을 했지만, 선수들이 부상 등으로 이탈하면서 완전체를 이루지 못했다. 대구는 빈약한 공격력이 문제다. 4경기서 2득점을 기록했는데, 모두 고재현이 기록했다. 지난해 5위를 기록했던 수원 FC는 개막전 3연패에 이어 전날 제주와 경기에서도 무승부를 거두며 4경기 연속 무승의 늪에 빠졌다.
지난 시즌 하위권에 머물렀던 팀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포항 스틸러스는 3승 1패로 2위에 올라있다. 202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준우승 팀이지만, 주요 선수가 이탈해 중위권 정도일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포항은 4경기에서 김천 상무전을 제외하고 실점을 허용하지 않는 등 뛰어난 수비 조직력과 경기당 2골이라는 득점력을 과시하며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왔다.
강등 위기에서 극적으로 잔류에 성공한 강원 FC는 2승 1무 1패로 4위다. 최용수 감독 특유의 실리적인 경기 운영이 팀에 잘 이식됐다는 평이 많다. 특히 강원은 지난 5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대구와 경기에서도 2대 0 승리를 거뒀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대거 포진해 ‘레알 김천’이라 불리는 김천 상무는 화려한 경기력으로 3위를 달리고 있다. 국가대표 공격수 조규성은 3골을 기록하며 득점 부문 공동 선두에 올라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