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우크라이나에 ‘의용군’으로 참전하겠다는 지원자가 100명으로 추산됐다.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2만명이 넘는 사람이 우크라이나를 돕겠다고 나섰다. 이에 맞서 러시아는 시리아에서 용병 모집에 나섰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국제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은 7일 한국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의용군으로 참전하겠다는 지원자가 100명 정도라고 밝혔다. 대사관 관계자는 “참전 지원 문의가 꾸준히 많은 상황”이라며 “의용군 입대 자격을 충족하지 않는 사람의 문의도 많다”고 덧붙였다. 다만 실제 우크라이나로 간 한국인 의용군 현황과 관련해서는 “보안상 공개할 수 없다”고 대사관 관계자는 답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전시 상황인 우크라이나에 무단 입국 시 최대 1년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외교부는 우크라이나 국제 의용군 모집에 국민이 관심을 보인다는 보도와 관련해 “무단으로 우크라이나에 입국할 경우 여권법 위반에 따른 형사처벌 및 여권에 대한 행정제재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전 세계에서 의용군으로 참여하겠다는 사람들도 줄을 잇고 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이날 세계 52개국에서 2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러시아와 싸우기 위해 새로 창설된 국제부대에 자원했다고 밝혔다. 다만 쿨레바 장관은 러시아와의 전투를 자원한 외국인 숫자가 정확하게 얼마나 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지원자들 대부분이 유럽인이라고만 밝힌 채 정확한 국적은 함구했다. 일부 국가에서 자국민의 참전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서 벌일 시가전에 대비해 시리아 용병을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정보 당국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가 수도 키이우(키예프) 등을 점령하기 위해 시가전에 능한 시리아 전투원을 동원하려고 한다고 보도했다.
시리아 현지 매체에 따르면 러시아는 시리아 의용군에 우크라이나로 가서 6개월간 활동하는 보수로 약 200~300달러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 매체는 이 액수가 6개월 전체 기간 급여인지, 일급 혹은 주급인지는 제시하지 않았다.
시리아 용병의 수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일부는 이미 러시아에 도착해 우크라이나 침투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러시아군 상당수는 징집병이기 때문에 시가전 역량이 떨어지지만, 시리아 용병들은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시가전 경험을 쌓아왔다며 이는 우크라이나 전투가 격화될 가능성이 큼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미 싱크탱크 전쟁학연구소(ISW)의 제니퍼 카파렐라 연구원은 “러시아가 시리아 군인들을 우크라이나에 배치하는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국제화하는 것”이라며 “특히 중동에 걸쳐 광범위한 지역 간 역학관계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