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매 맞아도… 러시아 사업 강행하는 기업들, 왜?

입력 2022-03-08 04:06

온라인을 중심으로 코카콜라, 맥도날드, 펩시코 등에 대한 불매운동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러시아를 손절하는 상황에서 러시아 사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우크라이나 유통체인점 3곳이 코카콜라 제품 진열을 중단했고 트위터에는 코카콜라, 맥도날드, 펩시코를 보이콧하자는 해시태그가 급증하고 있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슈퍼마켓 체인 누보스는 코카콜라, 환타, 슈웹스, 생수 등의 코카콜라 제품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우리는 러시아에서 사업을 계속하기로 한 코카콜라와 협력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슈퍼마켓 체인 포지 그룹과 바루스도 코카콜라 제품을 매장에서 빼기로 했다.

앞서 코카콜라는 러시아에서 사업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을 통해 밝혔다. 러시아에서 코카콜라 제품 유통권을 보유한 코카콜라 헬레닉 보틀링은 “러시아에 있는 코카콜라의 모든 운영, 생산, 물류는 정상 작동 중이다. 우리는 수천명에 달하는 러시아 직원과 지역사회, 파트너 등에 무한 책임이 있다”고 했다. 코카콜라 뿐만 아니라 맥도날드, 펩시코 등도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러시아에서 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2800억 달러 규모로 맥도날드, 펩시코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뉴욕연기금은 최근 러시아 사업을 재고하라는 내용의 서한을 발송했다. 토마스 디나폴리 뉴욕주 감시관 명의로 된 서한은 “법적 문제를 비롯해 인권, 평판, 운영상의 위험 등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패스트푸드와 식음료 기업들은 러시아에 가장 먼저 진출해 사업을 빠르게 확장해왔다. 맥도날드는 러시아에 847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러시아 매출은 전체의 약 9%를 차지한다. 펩시코는 전체 매출 중 러시아 비중이 약 4%이고, 러시아 최대 식음료 제조업체로 꼽힌다.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러시아 소비자들이 미국 탄산음료와 햄버거, 피자, 치킨 등을 찾는다는 걸 업체들은 알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게다가 프랜차이즈 매장의 경우 사업 유지 여부가 가맹점주 의지에 달려 있는 경향도 있다고 NYT는 덧붙였다. KFC, 피자헛, 스타벅스, 파파존스 등은 러시아에서 직접 매장을 보유하지 않고, 러시아 은행이나 투자자들이 지분을 보유한 프랜차이즈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한편 틱톡, 넷플릭스, 블리자드 액티비전, 에픽게임즈 등은 러시아 사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