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단 최초의 여성 군종목사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인천 생명의전화에서 사역하고 있는 이슬기(30·사진) 목사다. 이 목사는 7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름 앞에 붙은 ‘최초’라는 타이틀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여성 특유의 포용력과 공감 능력을 발휘해 좋은 군목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2015년부터 매년 여성 군종장교를 선발하고 있으나 그간 감리교단에서는 여성 군종장교를 배출한 적이 없었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선교국은 지난해 12월 국방부가 2022년도 여성 군종장교 2명을 선발한다는 공고를 내자 곧바로 각 연회에 공문을 보내 지원자를 물색했고, 지난 1월 이 목사를 포함해 최종 지원자 2명을 선별해 모의 면접 등을 실시했다.
이 목사는 군목이 되기로 결심한 이유를 묻자 소속 교회인 인천 예일교회 담임목사인 박상철 목사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담임목사님의 추천이 가장 큰 동기가 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목사님은 그동안 설교를 통해 과거 자신이 을지부대에 군종으로 일하며 느낀 보람을 자주 말씀하셨어요. 추운 겨울 장병들에게 초코파이와 커피를 나눠주고 이들과 함께 기도드렸던 게 귀한 경험이 됐다는 내용이었죠. 그런 말씀을 들으며 군목의 꿈을 꾸게 된 것 같아요.”
감리교신학대 출신인 이 목사는 2020년 기감 중부연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우울증을 비롯해 마음의 병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섬기는 생명의전화에서 사역하기 시작한 건 그해 5월부터다. 그는 3개월간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뒤 중위로 임관하게 된다.
이 목사는 오는 12일 IT 회사에 다니는 연인과 백년가약을 맺는다. 그는 “임지가 어디로 결정되느냐에 따라 ‘주말 부부’가 될 수도 있는데 예비 신랑은 크게 개의치 않는 것 같다”며 웃었다.
“여성은 남성들이 잘 보지 못하는 부분까지 살피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군인들이 안정감을 느껴야 나라도 잘 지킬 수 있는 거겠죠. 장병들이 ‘건강한 마음’을 갖출 수 있도록 위로하고 격려하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