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택치료자가 112만명을 넘어서면서 집중관리군의 건강 모니터링을 담당하는 방역 요원들의 피로도가 극심해 지고 있다. 한정된 인력으로 업무를 감당하기도 벅찬 상황인데 모니터링 전화를 하면 다짜고짜 끊거나 욕설을 퍼붓는 경우도 속출하는 중이다. 6일 기준 건강 모니터링을 받은 집중관리군은 17만2831명으로 집계됐다.
한 서울 재택치료 건강 모니터링 담당자는 “모니터링 전화를 아예 받지 않거나 ‘멀쩡한데 왜 전화하느냐’며 불쑥 화를 내는 환자가 많다”고 전했다. 60세 이상, 기저질환자 등 집중관리군에게 하루 두 차례 모니터링을 하는데 “아프면 내가 연락할 테니 먼저 연락 말라”는 식의 응대를 하는 이들이 꽤 있다고 한다. 아예 관리망 밖인 일반관리군으로 전환해 달라고 요청하는 환자도 있다는 게 이 담당자의 말이다.
전화 수신 자체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 모니터링 대상인 재택치료자가 전화를 받자마자 광고전화 취급하며 뚝 끊어버린다는 것이다. 재택치료자가 체온·혈압·산소포화도 등을 ‘진료지원 앱’에 매일 입력해야 하지만 ‘귀찮다’며 거부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다고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멈출 수는 없는 상황이다. 몸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는 등의 각종 변수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재택치료 담당자는 “욕을 먹더라도 전화를 걸 수밖에 없다”며 “짜증 섞인 반응도 ‘건강하게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감내할 뿐”이라고 전했다.
현장에선 일률적인 모니터링 방식 탓에 진료가 더욱 절실한 초고위험군에게 지원이 집중되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복해서 모니터링을 거부하는 재택치료자들에 대해 일반관리군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상급기관에 요청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고령층은 스스로 건강상태를 알기 더욱 어려운데 비대면 진료만으로 어떤 치료가 필요할지 판단할 수 있겠나”며 “집중관리군 모두를 의무적으로 모니터링하는 현행 방식은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