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명물 ‘금강송 군락지’ 500m 앞까지 불길 닥쳤다

입력 2022-03-07 04:04
산불에 탄 금강송이 6일 경북 울진군 울진읍 시가지 주변에 서 있다. 연합뉴스

경북·강원 등 동해안 산불로 주민과 삼림뿐만 아니라 문화유산도 최대 위기를 맞았다. 소방 당국과 지방자치단체 등은 화마로부터 문화재를 보호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산림청과 경북도 등은 6일 울진읍 금강송면 소광리 쪽으로 산불이 확산하지 않도록 집중했지만 결국 산불은 금강송 군락지 코앞까지 다가왔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금강송 군락지와 화선의 거리가 500m”라며 “위험할 정도로 (불이) 가까이 왔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서는 일부 불이 들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소광리에는 2247㏊의 면적에 수령 200년이 넘은 노송 8만 그루가 있는 금강송 군락지가 있다. 수령이 520년인 보호수 2그루, 수령 350년인 미인송 등 1000만 그루 이상의 다양한 소나무가 모여 있다. 지름이 60㎝ 이상 되는 금강송도 1600여 그루나 된다.

산림청은 1982년 이 지역을 천연보호림으로 지정했다. 울진군은 금강송 보호와 관광자원화를 위해 2015년 행정구역 명칭을 ‘서면’에서 ‘금강송면’으로 변경했다. 금강송 군락지는 2000년 강원 동해·삼척 산불 때도 불이 울진으로 확산돼 위협을 받았다.

강원도 기념물인 동해 어달산 봉수대도 피해를 봤다. 봉수대는 고려시대 여진족의 침입에 대비해 만들었고 조선시대에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망상해변과 묵호항 사이 어달산 정상에 있는데 지름 9m, 높이 2m의 터가 남아 있다.

피해 방지 조치도 이뤄졌다. 문화재청은 울진읍 월계서원에서 보관하던 장양수 홍패(고려시대 과거급제 증명서)를 죽변면 울진봉평신라비전시관 수장고로 옮겼다. 또 산불지역 인근 사찰 내 보물 2점과 경북유형문화재 1점을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로 이송했다.

특히 울진 산불 발화지점 주변에는 다른 국가지정문화재도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보 봉평리신라비와 천연기념물 화성·후정리 향나무, 국가등록문화재 용장교회, 경북기념물 주인리의 황금소나무 등이 있다. 소방 관계자들은 문화재로 지정된 나무와 기념물 주변에 물뿌리기 작업을 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