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예산의 현대제철 위탁생산 공장에서 20대 노동자가 철골 구조물에 깔려 사망했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한 지 사흘 만에 이 회사 관련 작업장에서 또다시 참극이 빚어진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5일 현대제철 예산공장에서 2차 하청업체 소속 A씨(25)가 철골 구조물에 깔려 숨졌다고 6일 밝혔다. 사고가 난 곳은 현대제철이 부지를 소유하고 있으며, 지난 1월부터 자동차용 부품 제조업체 S개발이 위탁 계약을 맺고 공장 운영 및 생산을 하고 있다. A씨가 속한 회사와 하도급 계약을 맺은 곳도 S개발이다.
A씨는 5일 오후 1시40분쯤 자동차 하부 부품을 만드는 금형기의 수리 작업을 진행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약 1t 무게의 금형기가 낙하하면서 A씨를 덮쳤고, 그는 119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
고용부는 즉각 작업 중지를 명령한 뒤 구체적인 사고 원인 파악에 들어갔다.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도 들여다보고 있다.
현대제철에서는 지난 2일에도 충남 당진제철소에서 노동자 최모(57)씨가 금속을 녹이는 대형 용기에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최씨는 도금 과정에서 발생한 찌꺼기를 제거하다 중심을 잃고 내부 온도가 460도까지 올라 있던 도금 포트에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작업장에서 ‘2인1조 근무’ 작업 지침 등 안전수칙이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현대제철은 2013년 안전 확보를 위해 1200억원을 투자하고 안전 전담 인력을 50명 늘린다는 내용의 대책을 발표했지만, 이후에도 사망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실이 고용노동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현대제철에서 발생한 중대재해는 19건이었다. 숨진 원·하청 노동자는 22명에 달한다. 2013년에는 5월 아르곤 가스 누출로 노동자 5명이 한꺼번에 숨지는 등 한 해 동안 6명의 사망자가 나오기도 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