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혜수가 넷플릭스 시리즈 ‘소년심판’에서 명연기로 ‘갓혜수’의 명성을 다시 입증했다.
극에서 소년형사합의부 판사 심은석 역할을 맡은 김혜수는 지난 4일 화상 인터뷰를 갖고 “이 작품은 반드시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소년범죄를 다루는 소년부 판사들의 고뇌를 보여주는 ‘소년심판’은 5일 기준 넷플릭스 TV쇼 부문 전 세계 9위에 올랐다. ‘한 번 보면 10회까지 멈출 수 없다’ ‘김혜수의 명연기가 몰입도를 높인다’는 호평이 많다.
김혜수는 “소년범, 범죄 피해자, 판사 중 어느 한쪽의 입장에 치우치지 않고 객관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이 좋았다”며 “다소 예민한 소재지만 제대로 작품을 소화해서 시청자가 단순히 재미로만 소비하는 게 아니라 그 의미도 생각해보길 바랐다”고 말했다.
극에서 심은석은 “나는 소년범을 혐오한다”고 말한다. ‘법관이 저런 말을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강렬하고 파격적인 대사다. 김혜수는 “법 테두리 안에서 가장 냉철하게 판결을 내리면서도 (법관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인물이 심은석”이라며 “(캐릭터를) 균형 있게 표현하기 위해 신경을 썼다”고 전했다.
그는 작품을 준비하면서 직접 판사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드라마를 통해 소년범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해달라는 당부도 받았다. 실제 재판도 참관했다. 김혜수는 “(법정에) 곡소리가 많이 들렸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보호자로 와서 가슴 아프게 숨죽여 눈물 흘리는 걸 봤다”며 “어른들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가 생각하게 했다”고 전했다.
김혜수는 “심은석이 사건을 위해 전방위적으로 뛰어다니는 모습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겠지만 실제 소년부 판사 중 그렇게 일하는 사람이 있다”며 “우리가 익히 봐온 판사의 모습과 차이가 있기 때문에 시청자가 납득할 수 있도록 연기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동안 이 문제에 관심을 가졌다고 생각했는데 분노, 슬픔, 안타까움 정도의 감정적 방식이었다. 소년범죄라는 사회적 현상이 지닌 문제에 대한 관심이 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