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 조짐에 한 치의 방심도 없어야

입력 2022-03-07 04:05
전 세계에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공포가 현실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원자재 가격이 치솟는 가운데 주요국 성장률 둔화세가 굳어지는 추세다. 일각에선 1970년대 오일쇼크 못지 않은 충격을 우려한다. 수출이 경제의 주요 동력인 우리나라는 글로벌 시장 상황에 직접 영향을 받는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블룸버그 원자재 현물지수는 지난 한 주 13.02%나 뛰며 관련 통계가 나온 1960년 이후 역대 최고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전 배럴당 90달러 수준이던 국제 유가는 현재 120달러 선까지 올랐다. 코로나 악재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였던 세계 경제도 짓눌리고 있다. 중국은 지난 5일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30여년 만의 최저 수준인 5.5% 안팎으로 제시했는데 국제통화기금(IMF)은 4.8%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도 지난해 5.7%에서 올해 4.0%로 대폭 둔화될 것으로 예측됐다.

우리에게도 대형 악재다. 원자재 가격은 통상 약 한 달의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에 영향을 준다. 이달 소비자물가가 11년 만에 4%대로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주요 수출국 경기 둔화로 올 성장률은 3%대(정부 전망)에서 2%대로 주저앉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주 대선으로 정치 바람이 거세지만 정부는 한눈 팔 새가 없다. 스태그플레이션이 우려될 때는 물가 안정이 우선이다. 정부가 유류세 20% 인하 조치를 30%까지 확대할 것을 고려한다는데 적극 추진해야 한다. 경제는 타이밍이다. 대선 후 2개월간의 정권 이양기가 중요해졌다. 신구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엄혹한 경제 상황을 직시하며 중지를 모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