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단일화 역풍”… 野 “정권교체 바람”

입력 2022-03-05 04:00
대선 사전투표 첫날인 4일 서울 중구 소공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 앞에 한 표를 행사하려는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전국 3552개 투표소에서 시작된 사전투표는 5일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코로나19 확진·격리자는 5일 오후 5~6시 사전투표소 내 임시기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다. 연합뉴스

대선 사전투표 첫날부터 투표 참여 열기가 뜨거웠다. 최종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인 30%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높은 사전투표율이 어느 후보에게 유리한 결과를 가져올지도 관심거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사전투표 첫날인 4일 오후 5시 현재 투표율이 15.84%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투표율은 이미 오후 3시에 12.31%를 기록해 2017년 대선 사전투표 첫날의 최종 투표율 11.7%를 넘어섰다.

사전투표는 5일 오후 6시에 마무리된다. 5일까지 현 추세가 이어진다면 전국 단위 선거의 사전투표율 최고 기록이었던 2020년 총선의 26.69%를 넘어 30%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이런 추세가 토요일도 계속된다면 30% 이상의 투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전투표율은 지역별로 편차가 컸다. 더불어민주당 텃밭인 호남 투표율이 특히 높았다. 전남의 투표율이 25.77%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고 전북(23.18%)과 광주(21.68%)가 뒤를 이었다. 투표율이 가장 낮은 곳은 경기도(13.56%)였다. 핵심 승부처로 꼽히는 서울의 투표율은 15.51%로 전국 평균보다 낮았다.

뜨거운 사전투표 열기를 두고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서로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했다.

민주당은 전날 극적으로 성사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단일화가 오히려 역풍을 불러 여권 지지층의 결집을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민주당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 지지층이 야권 단일화를 ‘정치적 야합’으로 보고 심판에 나선 것”이라며 “호남의 높은 투표율이 그 증거”라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 선대본부 핵심 관계자는 “뜨거운 정권교체 바람이 투표율로 나타난 것”이라며 “야권 단일화가 핵심 지지층의 결집을 앞당겼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 확산세도 사전투표율을 높인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사람이 많이 몰리는 본투표를 피해 사전투표를 택한 유권자가 많기 때문이다.

정치권 주요 인사들도 이날 사전투표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와 함께 청와대 인근 삼청동 주민센터를 찾아 투표했다. 문 대통령은 투표 전 페이스북을 통해 “투표가 더 좋은 정치, 더 나은 삶, 더 많은 민주주의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서울 광화문 인근, 윤 후보는 부산 남구청에서 각각 투표했다.

이 후보는 투표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촛불을 들고 광화문과 시청 앞에 모이셨던 수많은 국민을 생각했다”며 “국민과 함께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부산 유엔기념공원 참배 후 취재진과 만나 “이 정권을 교체하고 새로운 희망을 찾기 위해서는 사전투표를 반드시 해야 한다”며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는 서울 서초구 자택 근처 서초1동 주민센터에서 한 표를 행사했다.

오주환 손재호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