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해 연안 헤르손 함락… 전쟁 변곡점 되나

입력 2022-03-04 04:02
러시아 군 차량 행렬이 우크라이나 한 지역에서 전진하는 장면을 3일(현지시간)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했다. AP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주일을 맞은 3일(현지시간) 남부 중소도시 헤르손이 사실상 함락된 것으로 파악됐다. 개전 후 러시아군에 넘어간 첫 주요 도시가 되는 것이다. 수도 키이우(키예프)와 제2도시 하르키우 등도 러시아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고르 콜리하에우 헤르손 시장과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는 헤르손이 함락됐다고 밝혔다. 콜리하에우 시장은 “우크라이나군이 남아 있지 않다”며 “러시아군 사령관을 포함한 장교 10명가량이 시청 건물에 들어왔으며 러시아 행정센터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인구 30만명 규모인 헤르손은 흑해 연안에 위치해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CNN은 “헤르손이 현재 러시아군 통제 아래 있다면 러시아군에 넘어간 첫 주요 도시가 되는 만큼 이번 전쟁에서 중요한 순간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 하르키우와 헤르손 함락이 이번 전쟁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키이우와 하르키우 등에 대한 공세도 더욱 거세지고 있다. 특히 민간시설과 산부인과 등 병원까지 무차별적으로 포격을 가해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의 사망도 크게 늘고 있다.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이날 현재까지 키이우에선 최소 4차례 폭발이 있었다. 폭격은 키이우 중심부인 페체르스크 지구에서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언론 TSN에 따르면 전날 오전에는 키이우 TV타워를 조준 포격해 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현재 대부분이 여성과 어린이인 1만5000명이 지하철역에서 노숙 중이라고 전했다.

특히 키이우 인근 산부인과도 포격을 당했다. 우크라이나 서북부 도시 지토미르에서도 산부인과 병원이 로켓 공격을 받았다. 병원 공격은 제네바협약에 금지돼 있다.

하르키우는 러시아 공수부대 진입과 대대적인 공습으로 폐허가 되고 있다. 이날도 러시아군은 아파트, 대학 건물 등에 무차별 공격을 가했으며 최소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30분가량 통화에서 “침략에 결연히 맞서 싸우는 대통령님과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용기와 희생에 경의를 표한다”고 위로의 뜻을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1000만 달러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결정한 것 등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황인호 박세환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