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승리 땐 인수위부터 공동정부… 과제 산적

입력 2022-03-04 04:02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3일 새벽 후보 단일화에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소통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합의문을 발표한 후 악수를 하고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야권 단일화에 합의하면서 인수위원회부터 공동정부를 구성할 계획이다. 안 후보가 윤 후보의 실질적인 국정운영 파트너가 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대선 이후 본격 추진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간 합당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 ‘지분싸움’ 등 난항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6월 지방선거 공천 등 갈등의 지뢰들이 여기저기 깔려 있다.

윤 후보와 안 후보는 3일 단일화를 선언하면서 인수위를 시작으로 ‘국민통합정부’를 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안 후보 측 단일화 협상 채널이었던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은 서울 여의도 당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양 후보가 공동정부의 구성부터 운영과 정당의 문제까지 꽤 많은 부분에서 의견 합치를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수위에서 국정 비전과 철학, 국정 과제들을 선정하고 (국정운영) 로드맵을 만들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내각을 구성하는 문제도 같이 논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안 후보가 정권교체 후 국무총리 등을 직접 맡아 국민통합정부에서 실질적인 국정 파트너 역할을 하는 방안에 힘이 실린다. 다만 안 후보는 “제가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 게 국민께 정말 도움 되는 일인지 그리고 우리나라가 한 단계 앞서서 나갈 수 있는 일인지에 대해 솔직히 좀 더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 후보가 입각하지 않고 대선 이후 합당으로 탄생할 새 정당에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차기 대선을 노리는 안 후보로서는 당내 입지를 확실하게 다질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윤 후보 측 단일화 협상 채널이었던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양당이 합당한 당에서 안 후보가 확실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윤 후보가 확실히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합당 방식과 주요 당직 배분, 당협위원장 임명 등을 놓고 갈등이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간 합당 논의가 무산됐던 것은 반면교사다.

특히 안 후보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간 껄끄러운 관계도 변수다. 이 대표는 벌써 합당 주도권 선점에 나섰다. 그는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양당 합당과 관련해 “흡수 합당 형식으로 합당 절차를 밟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6월 지방선거 공천 문제도 뇌관이 될 수 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선에서 이긴다면 공천 경쟁이 더더욱 치열해질 텐데 국민의힘 출신과 국민의당 출신 간 갈등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