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대선을 불과 6일 남겨 놓은 3일, 야권 단일화가 전격적으로 성사되자 “초박빙 구도의 균형추가 깨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를 끌어안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인 셈이다. 그러나 “양자 구도가 더욱 심화돼 진보 진영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위해 결집할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특히 단일화가 사전투표(4~5일) 전날 전격적으로 이뤄져 실제 투표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부 전문가들은 “막판, 극적일수록 단일화 효과는 더 크다”면서 이번 단일화가 윤 후보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단일화라는 것이 일단 이뤄지기만 하면 효과는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이어 “이번 선거의 핵심은 중도층”이라며 “일부 중도 고정표를 가진 안 후보가 합류하게 돼 윤 후보의 외연은 확장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최 원장은 그러면서 “이미 안 후보의 표가 윤 후보에게 상당 부분 넘어갔을 수 있다”면서도 “윤 후보에게 새로 추가될 표가 1~2% 정도여도 초박빙 상태에서는 결코 적은 표가 아니다”고 분석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단일화는 당연히 플러스 효과를 볼 것”이라며 “윤 후보의 정권교체 프레임이 이 후보의 정치개혁 프레임이 나오면서 주춤했는데, 단일화로 정권교체 프레임이 가속화돼 프레임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2~3일간 후보 단일화 이슈가 대선 뉴스 전체를 지배할 것”이라며 “SNS 언급량에서 윤 후보가 이 후보를 앞설 것이다. 이런 것이 가장 큰 효과”라고 강조했다.
진보 진영이 위기감을 느껴 이 후보로 강하게 결집할 것이라는 관측도 동시에 나왔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외과 교수는 “아무래도 단일화는 결론적으로 윤 후보가 정권교체 표심을 얻어가는 데 기여할 것”이라면서도 “결국 제3지대가 무너지는 것이고 양대 대결 구도가 심화돼 이 후보 지지층이 결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극적 단일화로 이 후보가 위협을 느낄 수 있다”며 “지지를 좀 유보했던 진보 진영 사람들도 이를 계기로 결집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외과 교수는 “단일화 효과가 크다는 생각도 있을 텐데 ‘대선 끝났다’는 상황은 아니다”며 “양 진영이 집결하면 근소한 차이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보 진영이 어느 정도 결집하느냐에 따라 마지막 남은 선거 판세, 구도가 확정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번 단일화는 투표용지 인쇄 이후 이뤄졌다. 대선 투표용지에 안 후보의 이름과 기호, 정당명이 기재되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투표용지 인쇄로 인한 단일화 ‘반감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원장은 “5년 전 대선에 비해 SNS 파급력이 2~3배 확장됐다”며 “중도층의 핵심을 이룬 2030세대들은 SNS 문화에 익숙하다. 투표용지 인쇄가 전혀 문제가 안 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오히려 사전투표 참여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보수 진영은 단일화에 고무돼 있을 것이고, 진보 진영은 결집 효과로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동성 이가현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