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비서가 일상 속에 깊숙이 녹아들었지만, AI 스피커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쉽게 들지 않았다. 집에 있는 시간이 길지도 않을뿐더러 블루투스 스피커가 여러 개 있어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방 안에서의 편리함을 높여줄 수 있다는 제품에 관심이 생겼다. 1개월간 사용해본 SK텔레콤의 ‘누구 캔들 SE(사진)’는 10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평범한 방을 간편하게 ‘스마트홈’으로 만들어줬다.
아무도 없는 방에서 기계와 대화를 나누는 어색함은 일주일이면 사라진다. 그 후에 남은 건 편리함이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아리아, 오늘 뉴스 틀어줘’라고 말하는 게 일상이 됐다. 아리아는 누구 캔들 SE의 한국어 AI 호출어다. 집에 나서기 전에 날씨를 확인하고 외투를 정했다. TV를 보다가 생긴 궁금증도 스마트폰의 검색창에 직접 입력하는 대신 아리아에게 물었다.
AI 비서 외에 가장 만족스러운 건 조명 기능이다. 누구 캔들 SE는 AI 플랫폼과 조명 기능을 결합한 ‘누구 캔들’의 후속 모델이다. 스피커 위에 달린 조명으로 무드등, 독서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10단계로 밝기 조절이 가능해 상황에 맞게 활용할 수 있다. 잠들기 전 방의 불을 끄러 가는 일이 번거로워 전원 스위치를 꺼주는 스마트홈 제품을 검색하곤 했었는데, 음성으로 조명을 조절할 수 있어 편리했다. 머리맡에 두고 독서등으로도 활용했다. 알람이 울릴 때 조명도 함께 켜져서 알람 효과가 한층 높아졌다.
음악플랫폼 멜론과 연동해 음악을 재생하는 기능도 자주 이용했다. 음악을 고르기도 귀찮을 땐 ‘아리아, 잔잔한 노래 틀어줘’라고 말해 분위기에 맞는 노래를 추천받았다. 기존에 저장해둔 멜론의 플레이리스트를 찾아 재생할 수도 있다.
누구 캔들 SE는 아마존의 AI 비서 ‘알렉사’를 통해 영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누구 멀티 에이전트’ 기능을 갖췄다. CNN 뉴스를 재생해주거나 영어로 검색을 하는 등 한국어 AI와 마찬가지로 활용할 수 있다. 방에서 영어를 사용할 일이 없어 실제로는 많이 활용하지 않았지만, 영어로 업무를 하거나 영어공부를 하려는 이들에게 유용할 수 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