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동계패럴림픽도 “러·벨라루스 퇴출”

입력 2022-03-04 04:08
평창 동계올림픽 2관왕에 올랐던 우크라이나 출신 미국 바이애슬론-크로스컨트리 국가대표 옥사나 마스터스가 3일(현지시간) 중국 장자커우 국립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연습 주행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022 베이징 동계패럴림픽이 4일부터 열흘간 중국 베이징, 옌칭, 장자커우에서 열린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전화에 휩싸인 우크라이나가 예정대로 참가하는 가운데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은 출전 자격을 박탈당했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는 3일(현지시간) “긴급회의를 열어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의 베이징 동계패럴림픽 참가를 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IPC는 전날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가 개인 자격으로 출전하는 것은 허가했으나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꿨다. 러시아는 71명, 벨라루스는 12명의 선수단을 파견할 예정이었지만, 출전 자체가 불발됐다.

앤드루 파슨스 IPC 위원장은 “IPC는 회원제를 기반으로 한 조직이며 회원국의 의견을 수용한다”고 말했다. IPC가 전날 러시아 선수의 개인 자격 참가를 허용하자 우크라이나는 물론 독일 장애인스포츠협회장, 영국 디지털문화체육부 장관, 캐나다 체육부 장관 등이 일제히 “이해할 수 없다” “잘못된 메시지” “역겨운 결정” 등이라고 반발하며 재고를 촉구했다.

우크라이나는 전시 상황에도 바이애슬론과 크로스컨트리, 스키 종목에 예정대로 20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9명의 지원단이 함께한다. IPC는 공식 SNS 계정에 패럴림픽에 참가하는 우크라이나 선수단의 단체 사진을 게재했다.

스포츠계의 ‘러시아 보이콧’이 거센 가운데 대부분의 러시아 선수는 침묵을 유지하고 있지만, 일부는 “전쟁을 반대한다” “정치가 스포츠를 좌우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논란에 휩싸였다.

러시아 축구대표팀 주장 아르템 주바(제니트)는 이날 소셜미디어에 “나는 국적 차별에 반대한다. 이중잣대도 반대한다”며 “나는 내가 러시아인이라는 게 부끄럽지 않다. 자랑스럽다”고 썼다. 러시아 남자 피겨스케이팅 레전드 예브게니 플루셴코도 앞서 “정치와 스포츠를 뒤섞어선 안 된다”며 “선수들이 경쟁할 권리를 빼앗아선 안 된다”고 반발했다.

AP통신은 “내셔널하키리그(NHL) 선수들은 대부분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며 “귀국 이후 잠재적 여파를 두려워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반면 러시아 여자배구 레전드 예카테리나 가모바는 “이 수치스러운 장면은 우리(러시아) 역사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우리 정부는 최대한 빨리 멈춰야 한다”며 “침묵할 수도 있었지만 부끄럽고 두렵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4년 전 평창에서 동메달 2개로 종합 16위를 차지했던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도 노르딕 스키, 알파인 스키, 휠체어컬링 등에서 동메달 2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