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분노한다” 우크라로 몰려드는 외국 전사들

입력 2022-03-04 00:04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맞서기 위해 참전한다고 밝힌 전직 영국 공수부대원 조 스털링(28). 그는 1주일의 휴가를 내고 동료 3명과 4일 우크라이나로 떠날 예정이다. 더타임스 캡처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보고 내 안에 불꽃이 타올랐습니다.”

아프가니스탄 파병을 다녀온 전직 영국군 게리 보니니(30)는 생업을 두고 우크라이나로 떠나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영국 더타임스 등 외신은 2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침공에 분노한 외국인들이 우크라이나를 위해 싸우겠다며 전장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미 우크라이나로 떠난 영국 공수부대 출신 전직 군인은 150명이 넘는다. 의용군 참전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전직 참전용사 조 스털링(28)도 동료 3명과 함께 이 대열에 합류할 예정이다. 1주일간 휴가를 냈다는 그는 더타임스에 “우리는 훈련을 받았으며 젊고 건강하고 능력도 있다. 왜 가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외국인 부대인 ‘영토수호 국제부대’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수도 키이우(키예프)에서 홀로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우크라이나 수호에 참여하고 싶은 분들은 우크라이나로 와서 러시아 전범과 맞서 싸워 달라”며 국제 의용군 참여를 호소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모집 사실이 알려진 지 하루 만에 수천명이 자원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인디펜던트는 네덜란드 영국 캐나다 등지에서 전직 군인, 구급대원, 일반 시민 등이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우크라이나로 떠날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에서도 지난 1일까지 전직 자위대원과 프랑스 외인부대원을 포함해 약 70명이 의용군으로 참전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보도했다.

그러나 각국에서는 자국민이 정부 허가 없이 전쟁에 참여하는 것은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어 실정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상당수 국민이 우크라이나로 떠난 영국에서는 리즈 트러스 외무부 장관이 지지 의사를 밝혔지만, 벤 월러스 국방부 장관은 “우크라이나를 도울 방법은 참전 말고도 있을 것”이라며 사실상 반대의 뜻을 표했다. 일본 정부도 의용군 참여를 자제해 달라는 입장이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